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퇴임하는 날까지 어린애 같았다.
20일(현지시간) 제46대 대통령 취임식이 워싱턴 DC 의사당 앞에서 열렸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선거는 사기다'라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을 거부한 것. 후임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 미국 대통령은 1869년 앤드류 존슨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취임식이 열리기 전 인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동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셀프 환송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가족, 지인 그리고 전직 행정부 관리 등은 참석했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느라 불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겠다. 항상 여러분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전날 올린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새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업적을 스스로 치하하며 가족을 향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모른다. 그들은 더 쉬운 삶을 살 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핵가방을 인수인계하지 않고 들고 가 미국을 들썩이게 했다.
핵가방은 대통령 취임일에 핵가방을 전담하는 군 보좌관끼리 인수인계하는 것이 상례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핵가방을 인수인계하지 못해 핵 공백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공백 사태는 잠깐이었다. 핵가방은 대통령과 부통령, 비상시 남은 지정생존자용이 존재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핵가방과는 다른 핵가방이 주어졌다.
대통령 취임 선서가 끝난 동시에 전담 군 보좌관이 핵가방을 건네받은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가방은 작동 불능이 됐다. 잠깐이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핵 공백 사태를 만들었다는 낙인도 찍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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