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확신했지만…사라지지 않는 北 '비핵화 의지' 향한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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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1-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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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전 국무부 인사 "北 '비핵화 의지' 신호 발견 못 해"

  • "北 일방적 비핵화 요구 차단, 핵 개발 명분 강화 천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 참가자들과 김일성광장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17일 조선중앙TV가 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열병식 참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며 격려하는 모습.[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정은 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의지, 대화에 대한 의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공식 취임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준비 작업에 속도를 냈다. 문재인 정부의 최장수 장관이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실행을 주도했던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교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반드시 재가동시켜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 3개월 이내에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낸 셈이다.

21일 문 대통령의 주재로 진행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 회의 겸 외교·통일·국방부 외교안보부처 합동업무보고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온 겨레의 염원”이라며 “정부는 미국 바이든 신(新)정부와 함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며, 북한과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되돌아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심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를 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국내외 외교안보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비핵화’를 단 한 차례로 언급하지 않고 되레 ‘핵 역량 강화’를 천명했다는 것을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인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22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최근 8차 당 대회 발언을 읽으면서 ‘분명한 비핵화 의지’로 읽힐 만한 신호를 도무지 발견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핵보유국 자격으로 미국을 대하겠다는 북한의 결의를 보여주는 그 어느 때보다 명백한 신호였다”면서 “김정은의 의도를 알고자 한다면 그의 말을 그대로 들으면 될 뿐”이라며 “그의 말 속 어디에도 비핵화 의사는 들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비핵화’는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는 대신에 ‘핵’은 36차례나 언급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 선언 및 무기개발계획 공개는 동북아 핵 군비 경쟁에 편승해 핵 개발 명분을 강화하는 한편,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를 차단하고 북핵 논의를 ‘핵 군축’ 프레임으로 유도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현재 우려했던 무력도발 없이 제8차 당 대회 결정 사업 관철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제8차 당 대회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강조한 만큼 오는 3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최근 통화에서 “3월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북한이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며 “미국도 이를 의식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미국의 대북정책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통해 남북 대화 노력을 복원하고 향후 북·미 협상 진전과정 속에 재개 혹은 중단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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