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는데도,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사회 활동이 줄고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품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산 농식품은 'K 브랜드'효과에 힘입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수출 자유 시장이 열리면서 국제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수출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조언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 역대 최고치 찍었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75억7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7.7%가 증가한 규모다. 이같은 결과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 농산물의 경우, 김치·인삼류의 최대 수출에 힘입어 전년보다 3.4% 늘어난 1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김치는 제품 현지화, 기능성 홍보 등의 영향으로 3분기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37.6% 늘어난 1억4450만달러의 수출규모에 달했다.
인삼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에서 미국·중국·일본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 2억2980만달러를 달성했다,
가공식품 분야는 라면·쌀 가공식품 등 간편식품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해당 수출액은 전년 대비 8.8% 증가한 61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라면은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 판촉·홍보 효과로 처음으로 6억달러 수준을 뛰어넘었다. 쌀 가공식품은 가공밥, 떡볶이, 죽 등 가정 간편식이 인기를 끌어 미국으로의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며 전년보다 26.7% 증가한 1억3760만달러, 장류는 한국 식문화의 인기를 타고 30.6% 늘어난 9990만달러를 수출했다.
"최대 수출액 또 뛰어넘자"...수출 확대 위해 정부-업계 머리 맞대
지난해 역대 최대의 농식품 수출 성과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이와 같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댔다.
농식품부는 지난 13일 김현수 장관 주재로 비대면 수출 확대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 주요 수출업체와 농촌진흥청, 산림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관계 부처·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간담회를 통해 온라인 판매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특히, 수출 규모를 늘려나가기 위해서는 해외 대형 온라인몰 등에 국내 수출업체들이 입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요청도 이어졌다.
수출국의 식품시장 동향, 통관기준, 라벨링 규정 등에 대한 정보 제공 역시 뒤따라야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에 농식품부는 전 세계적인 농식품 유통·소비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먼저, 온라인 수출 상담회를 정례화하고 온라인몰 연계 홍보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농식품 수출지원 정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비대면 중심으로 전환된다.
급변하는 수출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통관 거부 사례 등 비관세 장벽 모니터링 대상 국가와 건수를 확대한다. 국가별 소비 경향에 대한 심층 조사를 시행하는 등 세계 각국 시장에 대한 정보조사도 강화한다.
"시장 수요 맞는 종자 육성과 기술 개발이 관건"
향후 국내 농식품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활로 개척도 중요하나, 실제로는 시장 수요에 맞는 종자를 육성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농식품 다양화를 위한 종자 개발이 더욱더 요구되는 시기다. 당장은 종자만 보더라도 수출 등 규모는 크지 않다. 24일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종자 수출 규모는 한해 6000만 달러 수준에 그친다.
육종 실적의 경우, 특허를 내는 것처럼 연간 품질보호등록은 전 세계에서 7, 8위 수준으로 많다.
그러나 양적인 면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세계 시장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세계 시장이 선호할 수 있는 종자 연구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다양한 종자를 생산해서 민간에 보급해 보다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내는 게 수출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보급 사업 및 연구 개발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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