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엔(UN)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FDI가 1630억 달러(약 180조원)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대(對)미국 FDI는 전년 대비 49% 급감한 13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 최대 FDI 유치국이 됐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하는 사이 코로나19 조기 방역 성공한 중국이 글로벌 투자금을 빨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FDI 규모는 859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 줄었다. 선진국에 대한 FDI는 2290억 달러로 감소율이 69%에 달했는데, 특히 유럽연합(EU)에 대한 FDI는 71%가 급감해 110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이처럼 낮은 수준은 1990년대 이후 처음"이라면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록한 -30%보다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개발도상국의 FDI는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개도국에 대한 FDI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인도는 전년 대비 13% 급증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에 타격을 입은 중국이 대외 개방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외국인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등 외국인 투자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이에 실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중국 투자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실제로 월마트와 스타벅스, 테슬라, 월트디즈니, 아스트라제네카 등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WSJ는 "지난해 FDI 통계는 미국이 지배하던 세계 경제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같은 변화는 코로나19 사태 속 중국이 세계의 공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세계 무역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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