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질량 유량 제어기’를 독자기술로 개발해 반도체 공정 등 여러 산업군에 사용되기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지금도 신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획득한 원천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겠습니다.”
민병광 엠케이프리시젼 대표는 25일 아주경제와 만나 “반도체 회로 및 소자 크기가 극소화됨에 따라 해외 선진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과의 기술 전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가볍고, 더 정확한 제품을 만들도록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엠케이프리시젼은 질량 유량 측정기(Mass Flow Meter, MFM) 및 질량 유량 제어기(Mass Flow Controller, MFC)로 유량을 측정하고 제어하는 기기를 연구개발·생산하는 업체다. 2004년 설립 이래 전량 수입에만 의존해 온 MFC를 독자기술로 개발,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MFC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뿐만 아니라, 기체 유량의 실시간 정밀 제어가 필요한 대부분의 산업에 사용된다.
민 대표는 “정확성, 재현성, 내구성 등의 다양한 주요 성능들이 엄격하게 준수돼야 하는데, 이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의 공정 장비에서 일정하고 정확한 양의 가스를 제어해야 하므로 핵심 부품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199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산유체역학 공학 박사 취득 후 유체역학과 관련된 회사에서 유체 현상에 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MFC를 접하고 개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작동 이론은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제조 방법에 대한 기술이 부족해 시화공단 등에 있는 중소제조업체에서 다년간 제조기술을 습득하기도 했다.
MFC는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제품 중 하나로 꼽힌다. 그래서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인 2000년도 초반에는 많은 사람이 과연 개발에 성공할지, 성공한다 해도 장비업체에서 구매할지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민 대표는 “외국 선진 업체들이 MFC 기술개발에 성공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얘기”라며 “이러한 신념을 갖고 꾸준히 기술개발에 몰두했고, 지금은 글로벌 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는 기술 항목들이 많다”고 자부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지난해 경영목표의 달성을 힘들게 했지만, 민 대표는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민 대표는 “재택근무, 원격 진료·교육, 무인 배달 등의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비대면 기술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비대면 기술을 위한 산업군에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른 반도체 관련 산업군의 설비 신설 및 증설에 대비하기 위해 인력·시설을 확충하고,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8년에 신사옥을 세워 제조 설비를 최신화했고, 지난해에는 사옥을 확장해 최신 설비를 갖췄다”며 “이를 적극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다양화해 국내시장과 해외시장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매년 해외 반도체 관련 전시회에 참가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수출액 1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해외법인의 전문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질량 유량 기술 문제에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질량유량기기 전문업체로 우뚝 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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