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하늘길은 막히게 됐지만 문화를 매개로 한 소통은 계속되고 있다. 참신한 문화 콘텐츠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고 있다.
조선 말기의 복온·덕온 공주가 입은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비대면 패션쇼 ‘코리아 인 패션’(KOREA IN FASHION)은 25일 현재 조회수 70만5000회를 기록 중이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과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이 전통의상 한복과 문화유산 궁궐의 아름다움이 접목된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미(美)’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도심 속 궁궐 경복궁과 덕수궁을 배경으로 제작된 패션 필름과 화보는 지난해 12월 24일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SNS와 온라인 전시회 플랫폼인 ‘카카오갤러리’를 통해 공개됐다.
역사 속 실제 공주들이 국가의 중요한 의식에서 입었던 한복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총괄 디렉터로 참여한 디자이너 김영진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등의 한복 의상감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고증과 상상, 그 사이’를 디자인 콘셉트로 삼고, 순조의 둘째 딸인 복온 공주의 활옷, 셋째 딸인 덕온 공주의 한복에 현대적인 상상력을 더했다.
김 디자이너는 “한복은 옛날 옷이 아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복은 ‘우리 옷’이다”며 “조선시대 한복, 고려시대 한복, 삼국시대 한복도 다 달랐던 것처럼, 지금의 현대인들에게 어울리는 한복, 미래의 한복도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제작된 한복 21벌은 전문 모델 12명이 나눠 입고 도심 속 궁궐인 경복궁과 덕수궁을 배경으로 패션필름과 화보로 태어났다.
‘코리아 인 패션’은 우리 조상들의 얼이 담겨있는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고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 마련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캠페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류 문화의 원형인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휴식과 관광, 치유의 공간으로서 문화유산의 존재감을 알리기 추진되는 사업이다.
문화를 알리는데 교육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다.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외국인 대상 전통공연예술 온라인 강의 영상 ‘레츠 국악’(Let’s Gugak)을 지난 21일부터 국립극장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 중이다.
국립극장 ‘외국인 국악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영상에 담은 콘텐츠로, 한국 전통공연예술을 친근하게 배울 수 있다. 국립극장 ‘외국인 국악아카데미’는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이 전통공연예술을 직접 익히면서 그 속에 담긴 정서를 느끼고 한국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2013년 신설 이후, 매년 100여 명의 외국인 수강생이 참여하며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기존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대면 강의를 진행해왔으나,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레츠 국악’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영상 콘텐츠를 처음 선보이게 됐다.
‘레츠 국악’은 사물장구‧판소리‧한국무용 총 3개 분야의 교육 영상을 매주 1편씩 공개한다. 첫 번째 주제는 ‘사물장구’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 연제호가 사물놀이의 개념, 장구채 잡는 법, 간단한 장단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쉽고 친근하게 설명한다. 2월 10일에는 ‘판소리’를 주제로 한 강의 영상이 공개된다. 소리꾼 문수현이 강사로 참여하며, ‘외국인 국악아카데미’ 이전 수강생들이 학습도우미로 출연해 그동안 갈고닦은 판소리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3월 4일 공개하는 ‘한국무용’ 강의 영상은 댄스앤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이자 무용수인 유화정이 강사로 나선다. 영어 자막도 제공한다.
이밖에도 세종학당재단 홍보 대사 이민호는 영상을 통해 한국어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민호는 “일상을 담은 영상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어 기쁘고 또 영광이다”라며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사랑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과 더욱 깊게 연결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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