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작년 36조 영업익 괴력으로 올해 M&A 대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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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장은영 기자
입력 2021-01-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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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부문 고른 실적… 영업이익 29% 증가

  • 116조 현금성자산 풀어 인수합병 주력

  •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연내 인수 가능성

삼성전자가 작년 한해 36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년간 주춤했던 인수합병(M&A)을 향후 3년내 실행할 것이란 계획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28일 작년 4분기 결산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연 매출이 236조81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8% 늘었다고 밝혔다. 연 매출로는 2018년(243조원), 2017년(239조원)에 이어 역대 셋째로 많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영업이익, 전년比 29.6% 증가...'코로나19' 모바일·PC 수요 덕분

연간 영업이익은 35조99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6% 늘었다. 이는 2018년(58조원), 2017년(53조원), 2013년(36조8000억원)에 이어 네 번째 호실적이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35% 늘었고, 가전과 모바일 부문도 선전했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18조8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4조200억원)에 비해 34%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바일과 PC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요도 늘어난 덕분이다.

디스플레이 패널(DP) 영업이익은 2조240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7500억원으로, 전년 동기(220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중소형 패널 가동률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대형 패널 시황이 개선된 영향이다.

모바일‧IT 부문 영업이익은 11조47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2700억원)에 비해 23% 늘었다. 무선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 갤럭시 신제품을 출시했고, 원가구조 개선 노력도 지속한 덕분이다. 네트워크도 국내 5세대 증설 대응과 해외 4G∙5G 매출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은 3조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100억원)에 비해 36% 증가했다.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TV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등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글로벌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이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공장에서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 연구원들 [사진=삼성전자 제공]



◆116조원 현금성자산 앞세워 향후 3년내 M&A 실행

삼성전자는 작년 한해 호실적 등을 바탕으로 축적한 막대한 현금성자산을 활용해 향후 3년 내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CFO)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가장 확실한 주주환원 정책은 기업의 지속 성장이기에 향후 3년간 의미있는 M&A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자동차 전장회사인 하만 인수 이후 M&A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등과 맞물려 삼성이 그동안 보유한 재원에 비해 M&A에 소극적이란 지적을 해왔다.

최 사장은 구체적인 M&A 시기를 못박지 않았지만, 연내 추진할 공산이 커보인다. 최 사장은 "지난 수년간 M&A 대상을 매우 신중히 검토해왔다"며 "현재 정확한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그간 잘 준비해온 것을 토대로 의미있는 M&A가 실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M&A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해 보유 현금이 증가했고, 지속적인 현금 증가는 회사 경영에서도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M&A에 속도를 낼 계획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총 116조2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배당에 쓰더라도 시설 투자나 M&A를 하지 않으면 나머지 잉여금은 계속 현금으로 쌓인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공언한 '반도체 비전 2030'에 따라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한 만큼,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나 파운드리 분야 글로벌 기업 한두 곳 인수를 유력하게 점친다.

최 사장의 이날 발언 역시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과도 사전 교감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삼성 사내망을 통해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며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극자외선(EUV) 장비와 신규 공장 신설 등 파운드리 부문의 투자도 확대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미국 공장 증설 여부에는 확답을 피했다. 한진만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미국 투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파운드리 생산 능력 확보는 늘 검토하는 것으로, 기흥·평택·화성과 미국 오스틴 등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생산성 향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의 파운드리 아웃소싱 수주 여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다만 "파운드리 아웃소싱은 시장을 확대하는 기회로, 그동안 주력해온 선단 공정과 기술력을 적극 활용해 HPC 시장 등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수주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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