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택배대란] ② 28년간 '공짜노동' 분류작업에서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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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1-01-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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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17일부터 2차 사회적 합의 논의

2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는 "택배사와의 사회적 합의 이후에도 택배 현장이 달라지지 않아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며 오는 2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합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적된 부분은 분류작업이다. 택배기사들은 배송 전 분류작업에 투입되는 게 통상적인 업무 환경이다. 다만 그간 택배기사들은 배송한 물품에 대한 수수료만 받고 이 부분은 대가를 받지 않았다. 이에 이번 합의에서 명확한 용어를 정의했고 택배기사의 업무에서는 빠지게 됐다.

이번 합의를 통해 택배기사의 기본적인 작업의 범위는 '택배 집화와 배송'으로 한정했다. 이는 터미널에 있는 택배를 나누는 작업은 제외된 것이다. 다만 분류된 택배를 택배차량에 싣고 배송은 택배기사가 하게 된다.

대리점에서 분류작업을 택배기사에게 전담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 보호장치도 마련했다. 합의문에는 "누구든지 분류작업 비용을 택배기사에게 전가하는 경우, 택배사는 분류작업 비용 전가 금지를 위한 조치를 시행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다만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하는 경우는 이에 따른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 참여하는 경우 분류전담인력 투입 비용보다 높은 수준의 비용이 적용된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는 분류작업을 위한 휠소터를 설치해 기계화 설치를 늘리는 추세다. 택배사의 예산 투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도 세제 등을 통한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또한 정부도 택배사의 자동화 설비 도입 계획 수립과 이행상황을 계속 점검할 계획이다.

분류작업 제외 외에도 격무에 시달리는 택배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에 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작업시간을 단축하고 심야배송도 금지할 예정이다. 이는 당장 시행되지 않고 논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 즈음 진행될 예정이다.

택배노동자들의 작업시간은 주 최대 60시간 일 최대 12시간으로 설정됐다. 오후 9시 이후의 심야배송도 제한된다.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면 10시까지는 허용토록 했다. 이미 일부 택배업체는 심야배송 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택배물량조정도 운송위탁계약 체결 당사자 간 협의로 정하게 했다. 이는 택배기사와 택배 대리점 혹은 영업점 간 체결할 문제이므로 택배사가 뒤로 빠지는 모양새다.

다가오는 설 명절을 대비해 특별대책도 마련했다. 이달 25일부터 내달 20일까지는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관리 기간으로 설정한다. 사업자는 1차 합의안을 반영해 설 명절 특별대책 기간 택배기사가 적정 작업조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택배기사가 2일 이상 오후 10시 이후까지 심야배송을 하는 경우, 사업자 및 영업점은 인력(분류지원인력, 대체배송인력 등)을 투입해 택배기사의 적정 작업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이같은 배려가 지속하기 위해서는 택배비 인상과 수수료 인상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택배비와 수수료 인상, 거래구조 개선은 오는 2월 17일부터 시작되는 2차 사회적 합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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