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인 동거남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감금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이 2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1심보다 3년 늘어난 형량이다.
대전고등법원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29일 살인·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모씨(41·여)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본인 행위로 피해자가 숨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불확정적이라도 인식하고 있었다"며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라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범행이 일반인은 상상조차 못 할 정도로 악랄하고 잔인하다"며 "재판부 구성원 역시 인간·부모·시민으로서 사건 검토 내내 괴로웠으나 최대한 객관적으로 검토했다"고 전했다.
성씨는 지난해 6월 1일 정오께 충청남도 천안시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던 남자 아들 A군(9)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여행용 가방에 3시간 감금했다. 이후 가로 44·세로 60·폭 24m짜리 더 작은 가방에 4시간 감금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경찰은 이 사건을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해 성씨를 재판에 넘겼다.
성씨가 A군을 7시간 넘게 가두면서 최대 160㎏ 무게로 가방 위에서 누른 점, 호흡이 잦아드는 등 이상 징후를 보고도 구호 조처를 하지 않은 정황 등을 살핀 결과다.
1심은 지난해 9월 "피고인에게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라며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최근 양부모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이 사건'과 함께 국민적 공분을 샀다.
항소심 재판부에는 피고인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와 탄원서 600여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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