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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속도내는 대한항공[사진=연합뉴스]
31일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조만간 두 항공사의 합병에 관한 연구용역을 수의계약 형태로 발주할 계획이다. 이후 공정위 경제분석 뒤 6월께 심사보고서를 보내면, 대한항공의 의견을 제출받고 기업결합을 승인·조건부 승인·불허할지 결정하는 전원회의를 연다. 보통 용역 종료 후 2주 후 심사보고서를 보내고, 보고서를 받은 기업은 2∼3주 안에 의견서를 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원회의는 7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예정대로 두 대형 항공사의 심사가 진행된다면 대한항공이 지난 1월 14일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6개월 가량 걸리게 된다.
이는 1년이 걸린 배달의민족-요기요 합병 건 보다 빠른 종료다. 공정위는 지난해 배달 앱 M&A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했는데 경제분석 연구 기간만 8개월이 걸렸다.
연구용역의 핵심은 두 대형 항공사의 통합으로 마일리지 등 소비자 혜택이 줄어드는지, 경쟁이 제한돼 티켓 요금이 올라갈 수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스타항공 합병 심사에서는 마일리지 혜택 축소 가능성이 쟁점이 아니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건에서는 항공요금 인상 가능성 외에 경쟁이 제한되면서 그동안 제공되던 마일리지 혜택이 줄어들 수 있는지도 심사하게 된다.
공정위는 지난해 이스타항공 합병을 심사하며 M&A로 경쟁이 얼마나 제한되는지 각각의 세부 노선별로 분석했다. 이후 청주-타이페이 등 일부 노선에서 시장 경쟁이 제한된다고 봤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건은 세부 노선이 아니라 권역별 또는 국가별로 경쟁 제한성 여부를 심사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청주-타이페이 노선이 비싸다고 느끼는 소비자는 인천-타이페이 티켓을 살 수도 있다. 이 경우 두 노선에 관해 각각 분석하는 게 아니라 큰 틀에서 한국-대만 티켓 가격이 올라갈 우려가 있는지 따져볼 수 있다. 김포-도쿄, 인천-도쿄 노선도 따로 보지 않고 서울-도쿄 등 권역으로 구분해 살펴볼 수도 있다.
다만, 이럴 경우 시장을 넓게 잡고 경제분석을 해야 돼 두 회사의 M&A에 따른 경쟁 제한성은 낮아질 수 있다. 심사 결과 공정위가 M&A를 승인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도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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