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장 채용비리, 처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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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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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법상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증명이 관건

  • 대법원 "공무원의 공무집행방해 범위...결과의 발생, 개별 행위 없어도 성립 가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만약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채용비리 혐의가 법원에서 사실로 밝혀진다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이후 현직 구청장이 개입된 역대 최대 규모의 사건이 될 전망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 구청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죄, 형법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은 과태료 처분이지만 형법 제123조와 제137조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시민행동이 검찰에 접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용산구청 산하 용산구시설관리공단 인사라인은 성 구청장의 최측근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단 인사위원장 겸 인사팀장을 비롯해 다수의 현직 팀장들이 성 구청장과 친인척 관계, 지인, 선거캠프 출신, 관내 부녀회장, 호남향우회장, 재개발 조합장, 장학회장, 노인복지 회장, 전우 회장 등 지역 유지 자녀이거나 친인척들로 채워졌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성 구청장의 인사청탁을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로 볼 수 있을까. 시민행동을 대리하는 류하경 변호사는 "공무집행방해는 공무원이 직무수행을 위해 근무 중인 상태에 있는 때를 포괄해 판단할 수 있는데 피고발인은 구청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공공기관에 자신과 관련된 특수관계인을 부정하게 채용청탁했고, 실제 그 결과도 초래했기 때문에 이는 채용절차 공정화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발인은 자신의 공무원이라는 직권을 남용해 산하 공공기관 공무원으로 하여금 채용과 관련해 아무런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정당한 업무집행의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면서 "직권남용, 공무집행방해 처벌에 이어 피고발인이 채용과 관련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다면 이는 형법 129조 사전수뢰죄, 형법 제130조 제삼자뇌물제공죄, 제131조 수뢰후부정처사, 형법 132조 알선수뢰죄 등에 해당해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의 공무집행 방해에 대한 실제 법원 판결은 어땠을까. 대법원은 지난 2018년 주차문제로 언쟁을 벌이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피고인을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기소한 사건을 통해 공무원의 '직무집행 방해' 범위에 대해 해석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판결을 맡은 조재연 대법관은 "공무원의 집무수행에 있어서 공무집행방해를 판단할 때는 각각의 개별적인 직무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일련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괄적인 행위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무원의 업무방해혐의를 판단할 때는 '직무수행에 직접 필요한 행위를 진행 중일 때나 직접적인 업무방해의 결과가 발생해야 처벌할 수 있다'는 기존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국회에서도 앞으로 관련 혐의에 대해 처벌을 강화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주도로 지난달 19일 발의된 '채용비리 처벌에 관한 특별법'은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접수돼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법안은 채용 과정에서 성별·출신·구직자의 친족·지인 등과 연관된 채용비리가 확인되고, 실제 채용에 영향을 미친 경우 구직자 채용을 취소하고, 필요한 경우 피해자들이 구인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인사 및 채용청탁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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