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700원에 택배배송… 中 ‘랜덤박스 경제’에 비판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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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2-0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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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작위로 제품 담아 판매하는 랜덤박스 소비 대륙 휩쓸어

  • 2019년 시장 규모만 74억 위안... 올해 100억 위안 돌파 전망

  • 소비자 우롱하는 판매 행태에 반려동물 판매까지 문제 불거져

  • 中 관영언론 비판 나서... "비정상적인 소비 이끌어내"

랜덤박스 판매 비난하는 중국 CCTV 보도화면 [사진=CCTV보도화면 캡쳐]

“랜덤박스는 내용이 불확실하고 품질은 낮다. 랜덤박스는 법과 도덕성을 잃었다.”

중국 관영언론들이 연일 ‘랜덤박스 열풍’을 향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소비자협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관련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던 랜덤박스 소비에 대한 당국의 규제도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피규어 랜덤박스로 2년전 부터 인기몰이... '랜덤박스 경제' 용어도 나와
1일 중국 환구시보와 경제매체 중국경제망, 진룽제 등이 일제히 랜덤박스 열풍에 대한 비난을 쏟았다. 전날 신화통신과 CCTV가 이를 비판한데 이어 관영언론들이 이틀 연속 랜덤박스 소비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랜덤박스란 상자 안에 제품이 무작위로 담겨있고 이에 대해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소비의 형태다. 지난 2019년 피규어 랜덤박스 유행을 시작으로 중국에서 인기로 끌었고, 화장품, 의류, 식품 등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대륙에 랜덤박스 열풍이 불게 됐다. ‘랜덤박스 경제’라는 용어가 나왔을 정도다.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랜덤박스 시장 규모는 74억 위안(약 1조2700억원)에 달하며, 올해는 1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일각에서는 랜덤박스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을 회복시켜 줄 새로운 소비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반려동물이 랜덤박스로 판매되고 있는 중국 온라인 사이트 [사진=웨이보 캡쳐]

청소년의 거액 소비 문제부터 반려동물 랜덤박스 판매 까지 문제 잇달아

그런데 랜덤박스의 열풍이 잇달아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 먼저 절제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랜덤박스에 거액을 소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CCTV에 따르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뽑기 위해 랜덤박스에 7000위안을 쏟은 10대도 있다. 우리돈으로 약 120만원을 단 몇 분만에 사용한 것이다.

뒤이어 랜덤박스에만 1만 위안, 100만 위안, 1000만 위안까지 투자한 사례들이 터져 나오면서 랜덤박스 소비가 마치 도박처럼 번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랜덤박스 문제가 보도되면서 파장을 몰고 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반려동물을 저렴한 가격에 랜덤박스로 판매하고, 이를 택배로 배송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거북이는 9.9 위안에 판매되고 있고, 강아지는 35위안에서 188위안에 랜덤박스로 판매됐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혼종없는 순종 강아지를 랜덤박스로 받아보라는 홍보 문구가 쓰여 있기까지 했다.
中 소비자협회 랜덤박스 맹목적 구매 말라 경고에도 판매 성행 
이 같은 문제가 계속되자, 중국소비자협회(중소협)는 최근 “랜덤박스를 맹목적으로 구매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중소협은 “랜덤박스가 소비자의 충동소비를 과도하게 불러일으키면 안 된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품질과 안정적인 가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중소협에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랜덤박스 판매가 성행했다. 관영언론들이 랜덤박스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에 나선 이유다.

환구시보는 “랜덤박스는 비정상적인 소비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일부 판매자들은 재고정리 제품을 랜덤박스에 활용하기도 한다”고 비난했다.

상하이시 소비자보호위원회는 “랜덤박스 시장을 규제할 법규와 관리 감독 체제 구축을 촉구한다”며 “제품 품질을 위한 무작위 검사, 종합평가 등을 적시에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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