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논란 일파만파…바이든 '제재' 시사·유엔긴급 안보리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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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2-0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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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쿠데타 규탄' 성명서 '제재' 경고

  • 美 '동맹 협력·對中' 외교전략 첫 시험대

  • 中, 미얀마 무역 투자 규모 미국의 10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사태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유엔은 2일(이하 현지시간) 긴급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미얀마 쿠데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는 성명을 통해 대(對)미얀마 제재를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미얀마 사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웅 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구금조치를 강력히 비판했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민주주의로의 전환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직접 성명을 내고 미얀마 쿠데타를 민주주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경이라고 규탄했다. 특히 미얀마 군부가 권력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을 촉구하며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진보를 바탕으로 지난 10년 동안 버마(Burmese military)에 대한 제재를 제거해왔다”면서 “이를 뒤집으려면 제재 법안에 대한 당국의 즉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그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얀마’ 대신 ‘버마’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도 주목했다. ‘버마’는 1989년 6월까지 쓰인 미얀마의 옛날 명칭으로, 전체 135개 민족 중 가장 많은 비율인 68%를 차지하는 버마족(族)에서 유래했다.

미얀마는 1948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하고, 1960~1970년대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을 당시에도 ‘버마’라는 명칭을 유지했다. 그러다 1988년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를 진압한 군부가 1999년 6월 ‘식민지 시설 서구 색채를 탈피해 민족 주체성을 강화한다’는 명문으로 국가 명칭을 ‘미얀마’로 변경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 성명에서 ‘버마’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반대 뜻을 한층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바이든 대통령이 중시하는 ‘동맹국 외교’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국과 협력해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높이면 미얀마가 오히려 중국과 더 가까워져 바이든 행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대중(對中) 강경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사태는 바이든 행정부에 중대한 타격”이라며 “중국에 맞서 강력한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장기화된 미·중 경쟁에 기름을 붓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미얀마 쿠데타에 대해 “미얀마 각 측이 헌법과 법률의 틀에서 갈등을 ‘적절히’ 처리하며 정치사회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보인 강경한 태도와는 상반된 입장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은 미얀마에 215억 달러(약 24조원)를 투자하며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미얀마에 투자를 많이 한 국가로 기록됐다. 또 중국의 대미얀마 투자규모는 미얀마 전체 무역의 3분의1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미얀마 무역 규모 10배에 달한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 결과에 불만을 품고 수치 고문을 비롯해 미얀마 문민정부 주요 인사들을 강제로 가둔 뒤 군 TV를 통해 쿠데타 선언과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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