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족령'으로 중국 대도시 극장가가 11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지는 춘제(春節, 중국 설) 대목을 노리고 있다. 대다수 중국인들이 고향으로 내려가지 못한 채 도시에 머물면서 영화관으로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올해 춘제 연휴 박스오피스가 최고 70억 위안(약 1조2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 "예매만으로 좌석 30~40% 채운다" 춘제 영화 예매 '돌풍'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데이터 제공앱 덩타(燈塔)에 따르면 3일 오전 기준 춘제 연휴 개봉영화 예매액이 2억5000만 위안을 돌파했다. 춘제 연휴 당일인 12일 예매액만 2억 위안이 넘었다. 지난달 29일 춘제 영화 예매를 시작한지 나흘만이다.
특히 영화 '당인가탐안3(唐人街探案3)' 예매액만 1억8000만 위안으로, 전체 예매액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중국산 영화 중 가장 빠른 예매속도 기록을 세운 것이라고 중국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당인가탐안3은 원래 지난해 춘제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1년 가까이 연기된 끝에 올해 개봉하는 것이다.
이밖에 '니하오, 리환잉(妳好,李煥英)', '시신령(侍神令)', '척살소설가(刺殺小說家)', '웅출몰·광야대륙(熊出沒·狂野大陸)' 등 10부작이 춘제 연휴를 앞두고 개봉을 대기 중이다.
베이징 시내 한 영화관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춘제 영화 예매 상황이 너무 좋다"며 "사실 코로나19로 영화관 좌석율을 75%로 제한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예매량만으로도 이미 좌석의 30~40%는 확보했다"고 말했다.
◆ 코로나 '금족령'에 방긋 웃는 대도시 극장가
사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세 자릿 수로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부 도시에 또 다시 인구이동 제한 등과 같은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춘제 대목을 기대하던 극장가는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중국 각 지방정부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금족령'을 내리면서 오히려 대도시 극장가에겐 호재가 됐다. 고향에 가지 못해 도시에 발이 묶인 중국인들이 대거 영화관으로 몰려올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이달 들어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도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한 자릿 수로 떨어지는 등 진정세를 보이는 중이다. 중국 금융전문매체 진룽제는 현재 영화예매 상황으로 볼때 올해 춘제 극장가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영화관을 찾는 수요가 커질 것이란 기대감에 도시 영화관들은 춘제 연휴 영화티켓 가격도 올렸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대도시 영화티켓 가격은 최고 40%까지 올렸다.
◆ 최고 70억 위안? 춘제 박스오피스 신기록 기대해볼까
올해 춘제 박스오피스 신기록 경신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일부 기관에서는 이미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중금공사는 앞서 올해 춘제 연휴 박스오피스가 최고 70억 위안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9년(58억 위안)과 비교해 28% 증가한 수치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관측했다.
기대감 속 중국 주요 영화주 주가도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대형 극장체인 완다시네마의 경우, 지난 1월 25일 저점을 기준으로 주가가 2월 1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상승폭만 25%가 넘었다.
중국 대형 영화사 광셴촨메이(光線傳媒) 주가도 지난달 26일 저점 대비 약 14% 올랐다. 화처잉스(華策影視) 주가도 약 11% 올랐다.
지난해 중국은 코로나19 발발로 극장가가 폐쇄되면서 춘제 연휴기간 박스오피스는 1억 위안도 채 안되는 2357만 위안에 그쳤다. 이에 영화기업들도 참담한 실적을 냈다. 특히 완다시네마는 지난해 최대 70억 위안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고했다. 코로나19 발발로 600여개 영화관이 반년 가까이 문을 닫은 데 따른 악영향이라고 완다시네마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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