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요 분산을 위해 계획된 GTX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GTX 역이 신설되는 곳에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선이 지나간다는 소문만으로 집값이 오르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고양원흥동일스위트'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5일 11억원에 거래됐다. 창릉역 계획 발표 직전인 지난해 12월 28일 8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동일한 주택형이 일주일 만에 2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인근 'LH원흥도래울마을 4단지' 84㎡도 지난해 12월 9억원에 실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마지막 거래는 2019년 11월 4억3700만원이다.
GTX-C노선 종점인 양주 덕정역 인근 집값도 심상치 않다.
덕정역에서 가장 가까운 '봉우마을 주공5단지' 전용 59㎡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1억 후반대~2억원에 팔렸는데 집값이 계속 올라 지난달 23일에는 2억6000만원에 거래가 완료됐다. 현재 호가는 최고 3억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양주시 집값이 다른 수도권 외곽 지역에 비해 저렴한 데다 교통 호재로 주거 여건이 개선되면 실수요자들이 더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7호선 옥정중앙역이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는 등 교통호재가 많은 데 반해 수도권 내에서는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안산선 상록수역 인근 집값이 뛰었다. GTX-C노선 회차 노선에 활용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뿐인데 인근 지역의 호가가 수천에서 수억까지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향후 민간사업자가 정차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GTX 호재로 인식했다.
상록수역과 가장 가까운 '안산월드아파트'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지만 매매물건은 3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전용 44㎡ 호가는 5억원으로 지난달 매매된 2억8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이 높다.
이 때문에 서울권역으로 집중됐던 수요가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은 GTX역 일대로 뻗어 나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11% 상승했다. 지난해 3월(1.31%)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기도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0.41% △11월 0.74% △12월 0.99% 등으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GTX 개통, 지하철 연장 등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위주로 많이 올랐다.
특히 고양시 집값이 3.04% 올라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고양시는 GTX-A노선 킨텍스역이 들어서는 일산서구(3.63%)를 비롯해 지난해 12월 말 GTX-A노선 창릉역 신설이 발표된 덕양구(3.10%)까지 가세해 집값에 불이 붙었다.
뒤를 이어 양주(2.46%), 파주(2.17%), 남양주(2.12%) 순으로 많이 올랐다. 양주는 C노선 덕정역이 들어서고 파주는 운정역이 A노선 종점역이다. 남양주는 서울과 인천 송도로 연결되는 B노선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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