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임박 : 현장] 백신 수송작전 중 돌발 상황도…"상자 얼어붙었네"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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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1-02-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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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부처 모의훈련…수송 트럭 앞뒤로 이중삼중 '철통경호'

  • 드라이아이스로 인해 이동형 상자 내부에 종이상자 붙어

  • 질병청 "백신엔 문제없어…보완할 것"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을 위한 부처합동 모의훈련이 실시된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백신 샘플을 초저온 냉동고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선 괜찮았는데…" 연회색 냉동고 전용장갑을 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모형이 들어있는 상자를 꺼내다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백신 모형이 들어있는 상자가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이자 백신 유통 온도인 영하 60도∼영하 90도를 유지하기 위해 넣은 드라이아이스로 인해 이동형 상자 내부에 종이상자가 붙어버린 것이다. 의료진은 취재진을 내보낸 채 재차 개봉을 시도했고, 가까스로 종이상자를 열자 흰색 종이상자 2개가 더 나왔다. 이후 의료진은 이 흰색 상자 두 개를 초저온 냉동고에 넣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 유통 모의훈련 시 발생한 돌발 상황 모습이다.

이날 정부는 국제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수만명분이 국내로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모의훈련은 공항에 백신이 도착하는 상황에서부터 단계를 밟아 갔다. 공항 내 단계, 운송 단계, 물류창고 보관 단계,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 등 총 4단계였다. 돌발상황은 마지막 과정인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 57분께 경찰차를 앞세운 코로나19 백신 수송 차량이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달고 삼엄한 경비 속에 중앙예방접종센터로 진입했다.

국군 2명이 화물칸을 열어 백신이 담긴 60센티(㎝) 크기의 검은색 상자를 들고 내렸다. 이후 바로 옆에 있는 노란색 D동 건물로 상자를 옮긴 뒤 냉동고 2개가 설치된 방으로 이동했다.

군이 검은색 상자를 책상 위에 올려두자,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이 장부를 기입한 뒤 상자를 개봉했다. 상자 내부에 붙어있는 온도계는 영하 75도를 가리켰다. 여기까지는 모든 과정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 보였다.

의료진은 냉동고 전용 장갑을 끼고 검은색 상자 속 종이박스를 꺼내려 시도했지만, 상자가 얼어붙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우선 취재진을 센터 밖으로 내보냈다. 5분 뒤 취재진이 센터에 재입장했을 때는 종이상자가 나와 있었다.

의료진은 이후 가로·세로가 각 25㎝, 높이가 3㎝ 정도로 보이는 흰색 상자 두 개를 꺼내서 초저온 냉동고에 넣었다.

훈련 현장에 나와 있던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이날 상황에 대해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백신에 문제는 없다"면서 "(모의훈련에 쓴) 상자는 실제와 다르다.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실제에서는 차질이 없게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수송과 관련 "화이자 백신이 당장 들어온다 해도 수송·보관·유통 계획이 빈틈 없이 잘 돼 있는 것 같다"면서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모의 훈련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수송 도중 눈길에 갇힌다든지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대처 요령을 미리 만들고 수송 담당자들에게도 충분히 주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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