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탄핵 언급' 인정…"불분명한 기억의존 답변 송구"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대하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공]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자신이 밝힌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나눈 대화 내용에 오류가 있었다며 사과했다. 애초 해명과 달리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관련 언급을 한 적이 있다는 취지다. 임 부장판사는 현재 국회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상태다.

김 대법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약 9개월 전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실제 대화 내용과) 다르게 답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개된 녹음자료를 바탕으로 기억을 되짚어 보니 지난해 5월경 임 부장판사와 면담하면서 '정기인사 시점이 아닌 중도에 사직하는 건 원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녹음자료 내용을) 말했다"고 전했다.

탄핵을 언급한 건 맞지만 '정치권 눈치보기'가 아니라 중도 사직을 만류하는 차원에서 사표를 반려했다는 것이다.

국회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임 부장판사는 앞서 지난해 5월 건강을 이유로 사표를 냈고 김 대법원장과 면담했다. 당시 임 부장판사는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임창용씨 재판 개입 혐의로 징계위원회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표를 수리하면 본인이 국회 탄핵 논의를 막는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법원장은 의혹이 확산하자 전날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을 한 사실은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 임 부장판사가 당시 대화를 담은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이란 비판이 나왔다.

녹취록에는 김 대법원장은 "사표 수리는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한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며 반려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