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오픈뱅킹 분담금 논의 또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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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2-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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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상호금융보다 낮게 책정 어려워

  • 작년말 한차례 연기…이달말 최종 결정

[그래픽=아주경제 미술실 ]

올 상반기 카드사들이 오픈뱅킹에 합류할 예정인 가운데, 오픈뱅킹 특별참가금(분담금) 규모 확정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른 금융업권도 카드사의 오픈뱅킹 참여에는 이견이 없지만, 분담금을 증권사·상호금융권보다 낮게 책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최종 협의는 한 차례 더 미뤄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금융결제원, 카드사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오픈뱅킹 참여를 위한 카드사 분담금 규모를 아직도 확정하지 못했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송금과 결제 등을 할 수 있는 공동결제시스템을 말한다. 오픈뱅킹은 시중은행과 금융결제원이 함께 전산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다른 금융사들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망 이용 비용(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

당초 카드사들은 지난해 8월 구축된 오픈뱅킹 TF를 통해 지난해 말 중에 분담금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의견이 엇갈리면서 최종 결정 시한을 지난 1월로 한 차례 미뤘다. 이후 지난달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카드사 분담금 협의는 계속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TF는 이번 설 연휴가 끝난 뒤 한 차례 더 추가 협의를 진행하고 이달 말 진행되는 금결원 총회에서 카드사 분담금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다.

카드업계의 오픈뱅킹 분담금 책정이 계속 늦어지는 이유는 카드사의 경우 다른 금융사와 달리 보유한 계좌가 없어 분담금 책정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오픈뱅킹 도입을 마친 시중은행과 증권사, 상호금융권 등 다른 금융권은 모두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 보유 계좌수 및 계좌 잔액 총합에 비례해 오픈뱅킹망 분담금을 내고 있다. 다른 금융사들은 계좌가 없는 카드사 역시 이에 준하는 분담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자기자본 규모 등에 비례 납부하는 선에서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드사들은 공유할 계좌정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증권사, 상호금융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의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사, 상호금융업권의 분담금은 4억~12억원으로, 오픈뱅킹 은행협의체의 최종 동의가 있어야 금결원 총회에 부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다른 금융권이 증권사, 상호금융보다 낮은 분담금은 과도하다는 불만을 내비치면서 최종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이른 시일 내에 분담금 문제를 마무리 짓고,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카드사들은 오픈뱅킹 참여로 플랫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제대금 납부, 결제금액 조회 등 한정적으로 사용됐던 카드사 모바일 앱에 오픈뱅킹 서비스가 연동되면 계좌이체, 예·적금 조회, 카드대금 납부관리 등으로 활용 영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오픈뱅킹은 기존보다 펌뱅킹 수수료가 낮아 카드사들은 수수료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카드결제 잔액 조회 등을 위해 카드사 모바일 플랫폼에 접속했다면, 오픈뱅킹 도입 이후에는 증권계좌, 예·적금 등 여러 금융 계좌까지 카드사 앱에서 연결·관리할 수 있어 고객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카드사들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려 ‘록인효과’를 얻을 수 있고 펌뱅킹 수수료를 낮춰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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