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지난해 3조5000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4년 연속 '3조 클럽'에 올랐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에 배당성향을 6% 포인트 축소시켰다.
KB금융은 4일 '2020년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3조45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전년(3조3118억원) 대비 4.3%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로써 KB금융은 4년 연속 '3조 클럽' 기록을 세웠다. 은행의 대출성장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확대되고 비은행 부문의 순수수료이익이 크게 증가해 순익이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순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9조722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5%로 대폭 인하하며 순이자마진이 축소됐지만, 원화대출금이 9.9% 늘어나는 등 안정적인 이익기반을 확보한 덕이다. 순수수료이익(2조9589억원)은 25.6% 급증했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에 증권업수입수수료가 3473억원 늘어나는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당배당금을 1770원으로 결의했다. 전년(2210원)보다 19.9% 감소한 규모다. 배당성향은 20%로 전년(26%) 대비 6% 포인트 축소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2019년 실적에 대한 배당금을 전년보다 15.1% 늘리고, 배당성향은 1.2% 포인트 올렸었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올랐음에도 배당을 줄인 것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정례회의에서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하라는 내용의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했다. 당국이 배당성향을 정례회의에서 의결해 공식 권고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환주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4일 실적발표회(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침체와 대내외 매크로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자본관리와 실물경제 지원이 요구됨에 따라 올해 배당 수준은 일시적으로 작년 대비 축소됐으나, 견고한 이익체력과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데 항상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전년 말(552조6000억원) 대비 17.8% 증가한 61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건전성 개선세도 이어갔다. 그룹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1%로 전년 말(0.49%) 대비 0.08% 포인트 개선됐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5.27%, 13.29%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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