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드러난 김명수 향해 범야권 일제히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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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2-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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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수 “탄핵 얘기한 적 없다”더니 녹취록 공개로 들통

김명수 대법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법원장을 예방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국회에 거짓 답변을 한 것으로 드러난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범야권이 4일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다. 김 대법원장은 전날 “임성근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답변서를 보냈는데, 이날 임 부장판사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은 정권의 ‘판사 길들이기’에 비겁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후배를 탄핵의 골로 떠미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며 “대법원장을 떠나 선배 법관으로서 후배들에게 창피하지도 않는가”라고 했다. 이어 “ 비굴한 모습으로 연명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 되돌아보며 올바른 선택을 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저는 수 차례 김 대법원장은 진즉에 탄핵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사법부 독립성 차원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김 대법원장은 오욕의 이름을 사법사에 남기지 말고 본인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되돌아보고 본인의 거취를 결정하기 바란다”고 했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내가 사표를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한 김 대법원장의 녹취록 발언을 언급 “사법부 수장이 정치적인 성향을 왜 살펴야 하는 것인지 답하시길 바란다”며 “대법원장이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의 하수인인가”라고 쏘아붙였다.

대선 주자들은 물론 서울시장 후보들도 비판 대열에 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사법부의 수장이란 사람이 대놓고 정치적 고려를 한다며 민주당의 눈치를 살피고 1심에서 무죄 선고된 후배법관을 탄핵시키기 위해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며 “ 사법부의 수장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 법을 떠나서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 계산을 하는 정무직 대법원장이 삼권분립을 지킬 수 있겠는가. 국민에게 사죄하고 대법원장 직에서 당장 사퇴하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녹취록이 공개됐다”면서 “정치상황을 살피는 대법원장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스스로 사법부의 권위를 짓밟은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정권과 집권 여당의 심기만 걱정하며 제 식구 목을 내놓은 셈이다”며 “역대 가장 집권당 눈치 보는 비굴한 대법원장의 처신이다”며 “정권의 심기 경호에 바빠 3권분립의 한축이며 법치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의 권위와 신뢰를 내팽개친 김 대법원장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은 “법관을 지낸 사람으로서, 사법부 독립이 이토록 흔들리는 것이 너무나 괴롭다”면서 “김 대법원장의 발언을 본 우리 국민이 과연 어떻게 사법부의 권위를 믿을 수 있겠나”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또한 “김 대법원장이 여당의 탄핵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후배의 목을 권력에 뇌물로 바친 것”이라며 “사법부 스스로가 권력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임 부장판사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사표를 제출한 임 부장판사에게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며 “탄핵이 돼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일단은 정치적인 그런 것은 또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사표를)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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