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나, 데이나 화이트."
'스팅' 최승우(29)가 유서프 잘랄(모로코)을 상대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었다. 재계약을 앞둔 그가 데이나 화이트(미국) UFC 대표이사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UFC 파이트 나이트 184가 7일 오전 7시경(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UFC APEX에서 열렸다.
이날 한국의 최승우(8승 3패)는 언더 카드 페더급 매치에서 잘랄(10승 3패)과 만났다. 최승우는 1년 2개월 동안 상대가 세 번이나 바뀌었다. 지난해 10월 잘랄과의 경기가 잡혔지만, 최승우의 부상으로 취소됐다. 부상을 극복한 넉 달 뒤에는 콜린 앙린(미국)과 경기가 잡혔다. 하지만, 또다시 상대가 바뀌었다. 세 번 만에 성사된 상대는 처음 케이지 위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던 잘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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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러운 변화에도 최승우는 차분하게 준비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그는 "잘랄의 스타일은 종합격투기다. 모든 종목을 아울러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스텝이 좋은 선수라 발을 묶는 작전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우는 키 182.8cm에 몸무게 65.9kg이다. 리치는 188.5cm, 스타일은 무에타이다. 상대인 잘랄은 키 177.8cm에 몸무게 66.2kg이다. 최승우보다 키는 작지만, 몸무게는 미세하게 더 나간다. 스타일은 타격·레슬링·주짓수 등을 섞은 프리스타일이다.
경기는 3라운드 5분으로 진행됐다. 주심이 파이트를 외쳤다. 1라운드 최승우가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펀치와 킥을 적절히 섞은 콤비네이션으로 경기 전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잘랄의 발을 묶기 시작했다. 잘랄은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흠씬 두들겨 맞았다.
2라운드로 이어졌다.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잘랄은 최승우를 상대로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반면, 최승우는 그의 별명인 '스팅'처럼 잘랄의 몸 전체에 펀치와 킥을 날카롭게 꽂았다. 타격 면에서 큰 우위를 보였다.
마지막 3라운드 최승우의 코치는 "마지막 라운드다. 집중해"라고 말했다. 잘랄이 뛰어왔다. '밀리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서브미션을 쉼 없이 시도했다. 단박에 경기를 끝내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최승우는 그때마다 미꾸라지처럼 상대를 농락하며 빠져나왔다. 밀리는 형세로 경기를 마쳤다.
심판 판정으로 이어졌다. 만장일치가 나왔다. 최승우의 판정승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승우는 "부산에서 열린 경기 이후 첫 시합이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UFC 2연승을 원했는데 얻었다"고 말했다.
최승우가 이처럼 승리를 고대했던 이유는 UFC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화끈한 경기력으로 화이트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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