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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진출 기업 밸류체인 재정비할 때] 중국진출 축소 대신, 경쟁력 확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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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21-0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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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진출 기업 절반, 지난해 실적 하락해"

  • "중국 진출 기업 올해 1분기도 안좋다"

  • 올해 연간 전망은 '맑음'...글로벌 밸류체인 재정비 필수

중국 진출 기업의 공장 내부 모습[연합뉴스]



세계의 공장에서 시장으로 변모한 중국. 그동안 국내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게 추진됐으나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미·중 갈등의 요인으로 오히려 경영이 어려워진 것 나타났다. 막대한 투자를 대비 가동률이 떨어지자 철수를 고려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산업 전문가들은 오히려 글로벌 밸류체인에 대한 재정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중국 진출 기업 절반, 지난해 실적 하락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절반은 경영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곳 중 4곳은 가동률이 60% 이하로 저조했다.

산업연구원은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北京)사무소, 중국한국상회와 함께 지난해 9∼11월 모두 4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지난 7일 내놨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54.6%였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34.4%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 것이란 응답도 52.5%에 달했다.

현지 수요 부진을 비롯해 경쟁 심화, 코로나19, 수출 수요 부진 탓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특히 현지 기업의 경영난과 인력난이 지적됐다.

가동률이 80% 이상인 기업은 25.6% 수준이다. 가동률 60∼80%는 31.9%, 가동률 40∼60%는 28.5%였다. 기업 10곳 중 4곳의 가동률이 60%를 밑돌았다. 원인은 코로나19와 미·중 분쟁으로 꼽혔다.

그나마 향후 2∼3년 중국 내 사업 전망에 대해선 현상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55.6%로 가장 많았다.

향후 5년 사업 전망의 경우에도 현상 유지(42.9%)하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다만, 축소(21.0%), 철수·이전(8.0%)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중국 내 생산비용의 상승과 경쟁 심화 때문이다.

이전 대상 지역으로는 동남아가 70%로 높았다. 국내 복귀는 25% 수준이다.
 
"중국 진출 기업 올해 1분기도 안좋다"

지난달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진출 기업에 대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시황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체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전망 BSI를 보면, 시황(93)이 다시 100 밑으로 하락했고, 매출(96)도 4분기 만에 다시 100을 하회했다.

현지판매(103) 전망치가 여전히 100을 웃돌지만, 설비투자(99)와 영업환경(97)이 100을 밑돌면서 전분기와 달리 하락한 상황이다.

자동차·화학 제외한 다수 업종 하락하면서 제조업 100 밑으로 떨어졌고 유통업은 상승세 유지했다.

특히 제조업은 4분기 만에 100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기타 제조만 100을 상회했다.

대기업은 100 밑으로 여전히 떨어지지는 않았다.
 
올해 연간 전망은 '맑음'...글로벌 밸류체인 재정비 필수

그나마 올해 연간 전망은 다소 긍정적이다. 

전체 기업 매출 전망은 3년 만에 최고치(104→11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제조업은 100을 줄곧 상회할 것으로 기대됐다. 유통업 역시 2년 연속 100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 내 자동차·화학·금속기계 등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더 낙관적인 평가가 나왔다. 전기전자는 3년 만에 100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됐다. 섬유의류는 처음으로 100 상회가 예상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 전망치는 각각 119와 108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매출 전망치가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100을 동반 상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기대 때문이나, 여전히 과제는 남는다. 

글로벌 밸류체인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영향으로 동아시아 글로벌 밸류체인(GVC)에서 중국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 진출 기업은 여전히 미·중 갈등의 후폭풍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산업 전문가들의 조언이기도 하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19일 '바이든 시대 국제통상환경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중장기적으로 동아시아 GVC에서 중국의 비중 감소와 아세안(ASEAN) 국가의 비중 증가 등으로 GVC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중국의 수출입 증가세가 정체기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전세계 시장 흐름 속에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역시 단순히 중국 시장만을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천안지역 A 제조기업 대표는 "중국은 기회가 있다가도 한순간에 기회가 사라지는 상황이 예측불허"라면서 "이미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경영 실적이 악화된 상태이나 철수하기는 어렵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동남아지역에 대한 기회와 상황 변화 등을 수시로 살펴봐야 할 때인 것 같다"며 "글로벌 밸류체인을 재정비할 뿐더러 실제 소비의 방향성이 어떻게 변화할 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유리한 기업 경영 환경을 제공해주는 곳이 어디일지를 충분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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