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달고 덜 짠’ 식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건강과 웰빙 트렌드에 칼로리(열량)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들이 늘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이른바 ‘확찐자’에게도 저당·저염은 피할 수 없는 키워드다.
9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최근 당과 나트륨을 줄인 로푸드(Low food)가 인기다. 국내 저칼로리·제로 탄산시장 규모는 지난해 1319억원으로 2018년(1155억원)보다 14% 커졌다. 음료업체들은 제로칼로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제로칼로리 음료 시대
동아오츠카는 제로칼로리 사이다인 ‘나랑드사이다’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나랑드사이다의 지난해 매출은 327억8148만원으로 전년(155억9897만원) 대비 110% 성장했다. 특히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0% 급증했다.
2010년 출시 후 11년간 나랑드사이다 성장률이 10%대 안팎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다. 사이다 시장에서의 비중도 1%대에서 2%대로 신장됐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나랑드사이다 추천 콘텐츠가 많아졌다”며 “이후 자연스레 입소문이 나 매출에 영향을 줬다”고 자평했다.
롯데칠성음료는 6년 만에 ‘칠성사이다 제로’를 재출시했다. 기존 제품의 맛과 향을 그대로 유지하고 0칼로리로 깔끔한 뒷맛을 살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패키지는 기존 제품과 동일한 초록색 바탕과 로고 디자인을 적용했다.
2017년 이후 모습을 감췄던 제로칼로리 콜라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달부터 롯데칠성음료 온라인몰 ‘칠성몰’을 통해 ‘펩시콜라 제로슈거’를 판매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편의점과 소매점 등 오프라인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대상웰라이프도 최근 로슈거 단백질음료 ‘마이밀 마시는 뉴프로틴 바나나’를 출시했다. 매일유업 매일두유는 무설탕을 모토로 하는 기업과 함께 ‘설탕 빼고 건강 채우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담백해진 밥도둑 김·햄 판매도 ‘쑥’
염도가 낮은 제품들도 인기다. 대상 청정원 ‘미니 어린잎김’ 작년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8.8% 성장했다. 대상의 해조류연구센터의 품질분석을 통해 안전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뛰어난 원초를 선별해 만들었다. 키즈 전용 소금을 사용해 짜지 않은 게 특징이다. 2017년 출시된 청정원 햇살담은 ‘염도낮춘 발효다시마 간장’의 매출도 10.2% 증가했다.
나트륨 함량을 25% 이상 낮춘 CJ제일제당 스팸 라이트 매출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68%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스팸 클래식 매출이 132% 신장된 것과 비교해도 더 높은 성장세다.
작년 6월 출시된 해태제과 ‘생생감자칩’도 월평균 7억원의 매출을 내며 순항 중이다. 생생감자칩은 0.5g의 소금만을 넣어 나트륨 함량을 일반 감자칩의 절반 가까이 낮춘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칼로리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저당·저염 식품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어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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