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두 달여 앞두고 후보 간 단일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넘어 범여권에서도 후보 단일화를 기반으로 한 당대당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서울시 살림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에 대한 정책 대결은 사라졌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처음 범여권 후보 단일화 불씨를 지핀 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우상호 의원이다. 우 후보는 지난 7일 정봉주 열린민주당 예비후보와 만나 양당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두 후보가 회동 후 낸 합의문에는 "양당의 뿌리가 하나라는 인식 아래 통합의 정신에 합의하고 이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다.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 예비후보는 "이제는 재·보궐선거 승리와 재집권을 위해 준비해야 할 시기다. 과거 사소한 앙금은 모두 잊고 큰 틀에서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예비후보 역시 "민주진보 진영 지지자에 두 개 정당으로 남아있어서는 안 되며 통합과 단결만이 살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범여권이 후보 단일화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은 야권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간 '제3지대 후보 단일화'에 돌입하자 범여권도 후보 단일화를 통한 지지층 결집으로 맞붙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 다른 민주당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힘을 보탰다. 같은 날 박 후보는 "그것에(후보 단일화) 대해서는 이미 찬성 입장을 밝혔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고 밝혔다.
또 박 후보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 일정과 방식을 열린민주당에게 제안해달라"고 밝힌 것에 대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번 선거에서 확장성을 가져오기 위해 범여권 후보도 함께 가는 행보를 보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여론의 관심은 '단일화'보다는 '정책'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엠브레인에 따르면, 문화일보 의뢰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보선의 최대 변수는 '부동산 정책 공약'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41.2%였다. 반면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20.5%로 부동산 정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8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6%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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