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스마트워치 만든다"…애플발 광고사업 악재 타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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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2-1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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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스타그램·페메 특화 워치 개발…내년 출시"

  • "심박수·혈중산소 측정 지원…피트니스 연동"

  • 2023년 AR안경 출시 여지…애플과 경쟁할 듯

  • 애플 프라이버시 강화에 광고매출 하락 예상

  • 맞춤데이터 확보 위한 자체 플랫폼 확보전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사진=연합뉴스·AP]


페이스북이 이동통신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스마트워치를 개발 중이며 내년중 출시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이 제품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메신저 등 페이스북의 소셜네트워크(SNS) 기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건강·피트니스 관련 기능을 제공하는 데 특화된 기기로 만들어진다.

페이스북은 수년째 디지털 기기 제조·판매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인공지능(AI) 스마트스피커 '포털'을 선보였고, 가상현실(VR) 기기 제조사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래로 VR 기기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기도 했다. 자체 기기 개발과 상용화를 지속하는 배경에는 핵심 사업인 광고의 수익기반 보호라는 목적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안드로이드 기기 전문 포럼 XDA디벨로퍼스는 12일(현지시간) 메시지와 피트니스 기능에 초점을 맞춘 페이스북판 스마트워치가 개발되고 있다고 유료 IT매체 디인포메이션의 단독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이 새로운 기기는 잠재적으로 페이스북같은 기업에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차세대 플랫폼 역할을 할 전망이다.

디인포메이션은 페이스북이 웨어러블 기기 분야를 스마트폰 이후 거대한 전략적 시장 될 것이라 판단하고 이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기는 애플워치와 같은 경쟁 제품에 맞서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생산 비용에 가까운" 가격, 즉 애플워치 6 시리즈 중 최저가 모델 가격인 399달러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이미 스마트홈·VR 기기 시장에 뛰어들어 소비자용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사업을 경험한 상태다. 이는 향후 애플과 더 넓은 전선에 걸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페이스북의 웨어러블 제품군은 2023년 선보일 증강현실(AR) 안경으로 확대돼, 역시 AR 안경을 개발 중인 애플과 직접 경쟁할 수도 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지적했다.
 
"커스텀 안드로이드OS 탑재한 메신저·헬스케어 특화 스마트워치 개발중"

페이스북이 선보일 스마트워치는 페이스북이 보유한 왓츠앱(WhatsApp)과 페이스북메신저와 인스타그램(Instagram) 등 3개의 거대 SNS 기반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을 핵심으로 제공한다. 메시지 송수신 외에 페이스북의 주요 SNS와 긴밀하게 통합된 기능,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이동통신서비스 기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또 페이스북이 초점을 맞춘 영역은 건강·피트니스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의 선호를 공략하기 위한 기능이다. 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스마트워치는 '펠로톤인터랙티브'같은 이 분야 인기 서비스와 통합된다. 또 스마트워치의 센서를 통해 심박수라든지 혈중산소치(blood oxygen level)를 측정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스마트워치 개발 초기에 탑재될 소프트웨어, 특히 운영체제(OS)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오픈소스 버전(AOSP)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회사가 개발하는 하드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자체 OS를 개발 중이며, 이르면 오는 2023년 출시될 페이스북 스마트워치의 2세대 기기부터 탑재될 수 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행보는 최근 애플이 프라이버시 보호를 명목으로 차기 아이폰 플랫폼 환경에서 페이스북의 이용자 데이터 수집 방식에 제동을 건 정책과 무관치 않다. 페이스북의 스마트워치 개발은 기업의 수익모델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애플의 정책에 맞서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사진=연합뉴스·AP]

 
SNS 이용자 대상 타깃광고에 의존하는 페이스북…애플 프라이버시 강화 정책에 위협

페이스북은 작년 한 해 매출로 860억달러(약 95조원)를 벌었는데, 그 98%가 광고 수입이다. 이용자들의 온라인 활동과 취향 관련 정보를 수집해, 이들에게 맞춤형으로 노출시킬 수 있는 광고를 기업들에게 파는 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이 자사 하드웨어의 프라이버시 정책을 강화하면서 페이스북의 사업 근간을 흔들고 있다.

페이스북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수 있는 근간은 웹서비스와 모바일 앱을 통해 수집되는 이용자들의 서비스 행동 데이터다. 특히 모바일 기기에서는 대다수 이용자가 웹보다는 모바일 앱을 통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은 작년 새 모바일OS인 iOS14의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강화하면서 IDFA라 불리는 iOS 광고식별자 수집을 차단하기로 했다.

IDFA는 'iOS 기기용 광고 식별자'로, 아이폰 기기에 부여된 고유번호다. 개별 기기상의 이용 데이터를 식별할 수 있어 맞춤형 광고에 활용된다. 페이스북도 iOS용 모바일 앱에서 IDFA를 수집해 왔다. 그런데 iOS14 환경에서는 기본적으로 앱 개발사가 IDFA를 무단 수집할 수 없고, 화면상에 팝업을 띄워 이용자의 허락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iOS14.5 버전부터 이용자 허락 받아야 데이터 수집…"1분기 후반부터 영향 받을 것"

애플의 IDFA 수집 차단 계획은 iOS14를 처음 소개한 작년 6월 애플의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제시됐다. 이제까지 모바일 앱의 IDFA 수집을 원치 않는 이용자가 iOS 설정을 통해 직접 차단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거꾸로 모바일 앱 개발사가 IDFA 수집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도록 바뀐다.

이를 흔쾌히 허용할 이용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페이스북을 비롯한 광고업계 전반의 우려다. 당초 애플이 작년 9월 iOS14 버전을 출시하면서 이 방침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었다가 광고업계의 반발로 시행을 한차례 늦춘 상태다. 하지만 IT미디어 테크크런치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올봄 배포될 iOS 14.5 버전부터 결국 이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빗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발표 자리에서 이같은 애플 iOS 관련 변화가 회사의 실적에 부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iOS 플랫폼과 진화하는 규제 환경을 포함한 광고업계를 노린 역풍에 맞딱뜨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1분기 후반부터 iOS 14 변경에 따른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페이스북이 스마트폰 영역에서 입지를 키우고자 한 전례가 있다. 과거 '페이스북 폰' 루머의 실체에 해당하는 안드로이드용 페이스북 론처 앱 '페이스북 홈'을 개발하고, 이를 선탑재한 HTC의 스마트폰 신모델을 지난 2013년 4월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실패했고, 론처 개발도 중단됐다. 이후 페이스북의 애플·구글 플랫폼 의존은 더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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