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집주인이 전세금 떼먹었어요"…보증금 반환받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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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1-02-1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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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송 가면 하세월…보험가입·전세권설정 등 '예방 중요'

한국에 없는 외국인 집주인이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피해사례가 많아지는 추세다. 법률 전문가는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사전에 전세보증금반환 보험에 가입하거나 전세권설정으로 우선변제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사진 = 김재환 기자]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 건축물 총 2만1048채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만7763건) 대비 18.5% 증가한 수준이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외국인 건물주가 늘어나면서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임차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엄 변호사는 “전세금 반환소송을 할 수 있지만, 승소하더라도 임대인이 비협조적이라면 강제경매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 경우 법원이 외국에 우편물을 보내는 과정 등으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금 반환소송이란 임대인이 보증금을 임차인에게 돌려주지 않을 때 법원에 제기하는 소송이다. 소송절차는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 똑같다.

문제는 외국인 임대인이 소송 내용을 받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민사소송 절차상 피고가 법원에서 보낸 우편물을 받지 못하면 다음 절차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법원은 피고한테 보낸 우편물을 법원 게시판이나 신문에 일정 기간 공고해서 우편송달을 대체한다. 이를 ‘공시송달’이라 하는데, 통상 6개월 뒤 소송이 재개된다.

승소하더라도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에 응하지 않으면 강제경매 절차로 넘어간다. 엄 변호사는 “실제로 전세금반환소송센터에서 외국인 소유 건물을 경매해 보증금을 되찾아준 사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엄 변호사는 “소송 전에 임대차 계약 해지 통보 관련 자료나 메신저 기록, 통화녹음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두는 편이 좋다”고 부연했다.

보증금 반환 관련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임대차 계약 시 △여권을 통한 신분확인 △경매를 대비한 전세권 설정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등이 꼽혔다.

전세권설정은 등기부등본에 세입자를 기재하고 전세금 우선변제권을 얻는 제도다. 소송 없이 임대 물건을 경매로 넘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사전에 집주인 동의와 신분증이 필요하다.

특히 임대로 들어갈 물건을 찾을 땐 매매시세가 보증금보다 비쌀 때 계약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매매가격이 보증금보다 낮으면, 급매나 경매로 부동산을 처분해도 보증금을 돌려줄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엄 변호사는 “등기부등본을 열람해서 임대차 계약 당사자보다 선순위 근저당권(담보대출)이 잡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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