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시대] ①‘新녹색무역장벽’ 훨훨 나는 애플ㆍ구글…걸음마 뗀 韓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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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입력 2021-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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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ㆍ애플ㆍGM 등 전세계 280여개 민간 기업들 자발적 참여

  • 애플, 협력사도 지원…BMW, 삼성SDIㆍLG화학에 참여 요구

  • 한국 '사용전략 100% 재생에너지 충당' 목표 K-RE100 도입

  • 진입장벽 낮아 참여 확대 전망…한전 통한 간접공급은 한계

RE100에 참여한 기업의 로고 모음. 현재는 더 많은 기업이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RE100 홈페이지]



[데일리동방]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초 한국형 RE100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힌 가운데 SK그룹이 관련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LG화학과 한화큐셀도 RE100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내 대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질 전망이다. 탄소제로에 이은 새로운 무역장벽이자, 민간의 자발적 환경규제인 RE100에 관해 알아봤다. <편집자주>

◇RE100, 재생에너지로 사용 전력 100% 충당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이나 단체가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2014년 국제 비영리 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연합해 개최한 ‘2014 뉴욕 기후주간’에서 처음 발족됐다. 글로벌 기업 중 구글과 애플은 3~4년 전부터 RE100을 달성한 상태지만, 국내 기업들은 최근 들어 RE100에 참여하는 추세다.
 

[사진=RE100 홈페이지]


RE100 참여를 위해서는 크게 3가지 활동이 필요하다. RE100을 신청한 기업이나 단체는 가장 먼저 미래의 특정 시점에 자사 전력 사용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SK홀딩스가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다음 단계에서는 공표한 계획대로 재생에너지를 조달해야 한다. 조달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태양광 발전 시설 등 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한 설비를 직접 건설하거나, 이미 구축된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서 쓰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이행 계획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목표 달성률은 어느 정도인지 RE100의 공동주최사인 CDP에 매년 보고한 후 인증을 받아야 한다.

RE100은 정부의 규제가 아닌 민간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환경보호 운동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구글과 애플, GM 등의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해외에서는 RS100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준비 끝낸 글로벌 기업…韓기업 압박 나서

글로벌 기업 구글은 2017년에 이미 RE100을 달성했다.

구글은 재생에너지 사업주와 계약을 맺고 전력을 공급받는 직접 구매 방식과 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방식 모두를 채택해 RE100을 이뤄냈다. 해외 시장에서는 국가별로 다른 에너지 규제를 고려해 현지 상황에 맞는 RE100 전략을 시행 중이다.

직접 구매는 ‘기업전력직접구매(PPA) 제도’라고도 하는데, 현재 가장 많은 기업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발전소와 정부가 협의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전력에는 ‘재생에너지 요금제(Green Tariff)’가 적용되는데 현재 한국 정부가 제공하는 ‘녹색요금제’와 유사하다.

애플은 2018년에 RE100을 달성했다. 애플 역시 장기 전력 구매 계약으로 대부분의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지분투자 등을 통해서도 RE100을 이행하고 있다.

애플이 시행하고 있는 RE100은 협력업체들의 RE100까지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애플은 2015년 10월 ‘공급업체 클린에너지프로그램(Supplier Clean Energy Program)’을 발족해,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들의 재생에너지 조달을 돕고 있다.

애플은 자사 제품의 모든 부품 공급사들이 RE100을 이행하도록 서약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애플의 71개 부품 공급사들은 RE100 참여를 공표한 상태다. 애플은 2030년까지 전 공급망에서 RE100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 중이다.

애플과 유사하게 BMW도 자사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와 LG화학에 RE100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형 RE100 로고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산업부, 올해 K-RE100 도입 발표

글로벌 대기업을 비롯해 전세계 280여개 기업 및 단체가 RE100 참여를 밝힌 가운데, 최근 한국 정부도 RE100 도입을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달 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부터 기업 등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선택적으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RE100(K-RE100) 제도를 본격 도입한다고 밝혔다.

K-RE100은 에너지공단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려는 전력소비자는 전력사용량에 관계 없이 산업용과 일반용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K-RE100 제도를 활용하면 기업이나 단체가 별도로 RE100 선언을 하지 않고도 글로벌 RE100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목표치의 중간 이행 정도를 따로 보고하지 않아도 돼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가 예상된다.

현재 한국형 RE100은 한국전력의 중개를 통한 간접 전력공급계약만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한국형 RE100은 기업들이 환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한다. RE100 캠페인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한국형 RE100 시행으로 더 많은 국내 기업이 친환경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K-RE100 도입으로 국내 기업의 친환경 행보가 더 넓어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 발표 이후 RE100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다른 환경 규제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아, 대기업과 협력사를 중심으로 참여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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