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애플이 최근 닛산과의 전기차 협력 논의했다가 최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완성차 업체 닛산이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 협력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닛산이 애플의 전기차 이른바 ‘아이카(i-car)’ 생산 협력에 관심을 두고 애플 측과 논의했지만, 브랜딩(branding)에 대한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협상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FT는 애플과 닛산 간 논의가 고위 경영진까지 진전되지 않았다며 “양측간 접촉은 매우 간단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애플의 전기차 생산 협력 업체로 한국의 현대·기아차, 일본의 닛산, 대만의 폭스콘 등 5개 업체를 거론한 바 있다. WSJ은 5개 업체 중 닛산을 ‘아이카’ 생산 협력에 관심을 표명했고, 애플과 진지하게 논의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로 꼽았다.
이와 관련 우치다 마코토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실적 발표회에서 아이카 협력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파트너십을 통해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회사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WSJ은 애플과 닛산 간 회담이 실제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닛산이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에 기꺼이 협력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스마트카르마 리서치의 미오 카토 연구원을 인용해 닛산의 미국 공장 생산 능력을 앞세워 “(닛산은) 애플과 진지하게 논의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라고 부연했다.
애플과 닛산의 논의 중단 소식은 지난 8일 현대차와 기아차가 공시를 통해 올 초부터 제기돼 온 애플카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전해졌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차는 “애플과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한편 일각에선 애플이 적극적으로 아이카 생산 협력 의지를 보이던 닛산과의 논의마저 중단하자 애플이 자동차 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논의 중단의 주요 원인이 ‘애플’ 브랜드 사용 문제로 꼽히는 것도 이런 지적을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에서는 그동안 애플이 전기차 생산을 추진하면서도 기술 공유는 배제할 것으로 보고, 현재 애플과 ‘아이폰 단순조립’ 협력 중인 대만업체 폭스콘과 유사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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