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공공부문의 모든 조직이 디지털전환(DX)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조직의 민첩성·회복탄력성을 끌어올리는 데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비대면 문화 확산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부추긴 결과다. 업계 전문가들은 개별 기술을 도입·활용하기 위해 결국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데이터 없는 기술의 효용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존비즈온이 공공·의료·금융 분야 DX 실현을 돕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데이터댐'과 같은 정부의 디지털뉴딜 핵심사업에 참여 중이고, 올해 초 개인정보보호법상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돼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 기존 민간기업용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위하고(WEHAGO)' 시리즈를 업종별로 세분화해 출시하고, 혁신금융서비스 신사업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15일 플랫폼사업부문의 송호철 대표와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시장 흐름을 어떻게 예상하나.
"작년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일반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던 조직이 클라우드 기반 SaaS 사용 환경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처럼 IT를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문화가 올해도 계속 바뀌어 갈 것이다."
-최근 데이터 활용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가 정부의 '빅데이터 플랫폼과 센터 구축 사업'의 중소·중견기업 분야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래서 우리가 구축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기업의 실시간 회계 빅데이터로 기업의 금융·경영·인력 관련 혁신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기업들의 연구개발(R&D)·재무회계 관련 데이터와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와 연계될 수 있다면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새로운 데이터 소스 연계를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자격도 확보했다."
-데이터 활용 관점에서 SaaS의 가치는.
"과거 업무는 디지털 기술을 쓰더라도 특정 컴퓨터 앞에서만 일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었다. 저장매체에 담긴 프로그램이 설치되고, 그 프로그램이 다루는 데이터가 저장된 컴퓨터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SaaS는 그런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플랫폼을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플랫폼을 활용하는 기업 고객과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업자들이 만나는 '위하고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려고 한다. 이 마켓플레이스에 참여하는 서비스 공급자들에게 필요한 법무(세무·노무·회계 등)를 지원하는 아웃소싱이 필요한데 이런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위성 플랫폼을 추가로 만들 것이다. 이 플랫폼의 데이터를 분석해 부가 서비스 창출이 가능하다. 기업들의 거래량, 거래관계, 매출 등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하고, 기업의 신용평가 방법과 연계할 수 있다. 기업 대상 매출채권 유동화, 대출, 펌뱅킹 등 은행·카드사의 자금지원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 기업과 일반 고객을 연결할 '위하고 오픈마켓'과 '위하고 이커머스플랫폼'도 추가될 수 있다."
-혁신금융서비스도 데이터 기반 사업인가.
"맞다. 기존 사업은 회계·재무 등 일부 업무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최근까지는 메일·화상회의·그룹웨어·전자결재 등 일반 기업의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이 솔루션의 고객 기업들이 세무·노무·회계전문 법인에 아웃소싱하고 있는 업무를 지원하는 솔루션도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 그 데이터를 분석하고 신용평가방식과 연계해 '위하고 기반 매출채권 팩토링(유동화)' 서비스가 출시됐다. 기업 자금지원을 위한 대출·펌뱅킹 지원에 활용된다."
-공공·의료 분야까지 진출했다.
"작년 하반기 '위하고V'라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만들었다. 신설된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를 통해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했다.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강원도 정밀의료 빅데이터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병·의원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위하고H'와 산업별 재직자·소비자들을 연결하는 개인용 메신저 '위하고원'을 적용하고자 한다."
"위하고원은 앞서 블록체인 기반 간편계약 기능을 지원하는 도구로 출시됐다. 사람들이 화상회의 도구를 사용하면서 기록되는 음성·화상을 계약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이를 위해 당사자 인증 기능과 계약서 관리, 법률전문가의 첨삭 등이 지원된다. 행정, 세무, 의료, 소비재 등 다양한 개인용 서비스가 위하고원을 통해 추가로 제공될 수 있다."
-공공분야에서 바라보는 기회는.
"앞서 정부 빅데이터플랫폼·센터 구축사업에 선정돼 기업들의 일반정보, 인사, 부동산, 회계, 연구개발, 신용 등 각종 데이터를 모아 '중소·중견기업 데이터유통포털'에서 제공하고 있다. 공공 정보시스템의 민간 클라우드 전환이 이뤄지고 공공의 데이터가 기업 데이터와 연계되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크다. '데이터(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이 되고자 한 이유다."
-보안인증제도가 공공의 데이터 활용을 어렵게 만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클라우드보안인증 자체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준이 없는 경우 공공기관들이 아예 민간클라우드를 쓰겠다고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공공기관이 쓸 수 있는 민간클라우드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시스템을 민간클라우드에서 쓰기 시작하고 그 이후 (민·관 데이터 연계 활용을 고려할 수 있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 기대한다."
-의료 쪽은 이미 신기술을 활용하고 있지 않나?
"미래 의료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데이터인데, 의료산업은 데이터가 표준화돼있지 않다. 전자의무기록(EMR), 의료정보시스템(HIS),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라이프로그, 유전체정보 등 데이터가 병원이나 솔루션 개발업체마다 파편화된 방식으로 생성·축적돼, 이를 통합하기가 어려웠다. 의료데이터가 파편화됐다는 건 환자의 유전체 정보 변이와 의료기록상 질환을 연계시켜 분석하고 (AI 모델에) 학습시키는 등 작업이 어렵다는 뜻이다. 기존 데이터 소유주체가 (개별) 병원이어서 이를 제3자가 모아 고도화된 의료 서비스에 활용하도록 만들 수 있는 주체도 없었다."
-신기술로 어떤 의료서비스가 제공될까.
"병원이 보유한 유전체 시퀀싱 기술, 분자생물학 기술에 빅데이터·AI 등 기술을 접목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병원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측·예방하는 진단, 환자에게 더 개인화된 처방, 환자 스스로 술을 끊거나 생활습관을 바꾸는 등 환자를 치료과정에 참여시키는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올해 플랫폼사업부문의 핵심 목표는.
"그간 설치형 소프트웨어를 고집했던 기업들이 클라우드 솔루션을 도입하고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IT를 사용하던 기존 방식과 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임계점을 넘어선다면 더존비즈온의 플랫폼 안에서 기업간 거래(B2B)나 개인과 기업의 거래(B2C) 생태계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이걸 가속화하는 게 한 가지 목표다. 또 클라우드 솔루션을 도입하고 DX를 추진한 기업들이 그런 신기술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끔 지원하려고 한다."
◆ 송호철 대표는 어떤 사람?
송호철 더존비즈온 플랫폼사업부문 대표는 연세대 산업정보경영학과(석사)를 졸업하고 약 20년간 IT업계에서 뛴 테크 비즈니스 베테랑이다. 지난 1999년 림숩테크놀러지 대표, 2001년 더존디지털웨어 팀장, 2004년 더존다스 IFRS사업부 부장, 2011년 더존비즈온 융합기술개발센터장을 역임했다. 2015년 VM웨어 vCloud Air Specialist, 2017년 더존비즈온 DBP본부장직을 거쳐 작년부터 플랫폼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다. 구축형 솔루션 중심의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클라우드 SaaS 솔루션 수요 발굴과 공급에 힘쓴 결과로 2013년 클라우드산업발전 유공자 표창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ICT이노베이션어워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2020년 대한민국 IT서비스혁신대상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