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근무형태와 사무실 환경 등 기업의 대내외 환경이 바뀌고 있다.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원격근무 시스템, 자율출퇴근제 등의 도입으로 사무실 근무와 출퇴근 개념이 희미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오피스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오피스 시대의 종말은 오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최대 부동산회사 CBRE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 등 새로운 방식을 택하고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오피스 시장을 흔들 정도로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최근 전망했다.
최수혜 CBRE코리아 리서치 부문 이사는 "최근 임차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중 86%는 현재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를 실시 중이며, 이후에 적용한다고 했던 비율도 3분의2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 스스로 느끼는 대내외 환경의 변화는 컸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말 기업 244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기업 변화’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51.6%)이 ‘올해 기존과 비교해 대내외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기업 내 비대면 근무도 확산되고 있는데, 근무방식을 변화한 기업은 32%였다. 기업별로 상세하게 살펴보면 대기업의 경우 53.6%가 근무방식을 변화했다고 밝혔으며, 중소기업은 25.5%였다.
그러나 최수혜 이사는 "그럼에도 오피스 시장은 장기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근 CBRE코리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을 채택하겠다는 기업은 2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아태 지역 주거문화 특성상 주거공간이 작아서 재택근무에 대한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지역은 더욱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방역위생의 중요성과 쾌적한 근무 환경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기 때문에 되려 오피스 면적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따라 CBRE코리아는 지속적인 오피스 가격 상승은 물론 종로, 광화문 일대와 강남 업무 지구 등 주요 업무권역에 위치한 우량 오피스 수요도 여전히 견고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통제됨에 따라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일부 회복세가 나타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BRE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부문 총괄 헨리 친(Henry Chin) 박사는 “아태 국가는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잘 대처해 세계적인 추세와 비교했을 때 시장 회복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아태 지역에서 고르지 않은 시장 회복 흐름이 관찰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을 필두로 한국은 경제·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강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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