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 관리들은 중국이 미중 갈등 와중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 방위산업체를 포함한 미국·유럽 기업들이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정부는 중국이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면 미국이 F-35 전투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서 "미국이 얼마나 빨리 대체 희토류 자원을 확보하고 자체 생산 여력을 증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중국 공업신식화부(공신부)는 중국 17개 희토류 생산·수출 통제에 대한 초안을 마련했다. 초안에서 희토류 채굴과 제련, 분리의 총량 관리와 희토류 투자 프로젝트의 승인제도를 제시했다. 희토류 산업 관리조례 제정 요구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이제야 초안이 나온 것이다.
희토류는 자성과 광학적 특성을 가진 광물에서 찾을 수 있는 17개 희귀 원소를 일컫는다. 형광등에서 LED(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터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인다. 중국은 한때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이 중국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자주 거론돼 왔지만 구체적 실행 의지를 밝히는 데는 신중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희토류 관리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이 시행한 수출통제법 역시 시장에서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FT는 이번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가 미국과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