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1년 1개월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앞서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리 여사의 동향을 보고한 뒤 하루 만에 사진이 공개됐다.
앞서 박지원 국정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부인 리설주 여사가 약 1년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것과 관련 특이점은 없다"며 "아이들과 잘 놀고 있고 코로나로 인해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추론된다"고 말했다.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인 지난 16일 김 총비서와 리설주 여사가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총비서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극장 관람석에 나오셨다"며 김 총비서와 리 여사가 공연을 보며 함께 웃는 사진도 여러장 실었다. 신문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총비서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극장 관람석에 나오자 전체 참가자들은 최대의 경의를 드리며 우렁찬 만세의 환호를 터쳐올렸다"고 전했다.
리 여사가 공식 석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시점은 지난해 1월25일이다. 1년 넘게 리 여사가 북한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임신설·불화설·건강이상설 등이 제기돼 왔다. 리 여사의 공식 석상 등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올해 광명성절을 계기로 각종 행사를 예년 수준으로 재개했다. 지난해 북한은 얼음조각축전 외에 별다른 기념행사조차 없이 광명성절을 치렀고, 김 총비서의 금수산궁전 참배에도 최소한의 간부들만 동행한 바 있다.
김 총비서는 전날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도 참배했다. 신문은 이날 1면에 "김정은 동지께서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광명성절에 즈음해 2월16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보통 김 총비서는 주요 기념일의 자정이나 전날에 금수산궁전을 참배했지만, 이번에는 당일에 참배했다. 북한 공식매체들은 전날 김 총비서의 참배 소식을 전하지 않다가 오후 6시께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참배 소식을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2012년 집권 이후 광명성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일정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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