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 한국대사가 16일(현지시간) 한·일 관계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신(新) 행정부 입장과 관련해 "한·일 관계가 어려운 가운데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1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선의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지 강압적으로 뭘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사는 "(미국 정부와) 머리를 맞대는 단계"라며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거나 제의한 것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일 양국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피해 배상 문제로 경제·안보 등 다방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동맹 중시 기조의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출범하며 향후 한·미·일 3각 공조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끌어낸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부통령을 지내 한·일 관계 및 역사 갈등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사는 또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을 비롯해 외교장관, 안보실장 간 각급 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 본인도 최근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등 바이든 정부의 대한(對韓) 라인을 만나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과 포괄적 대북(對北) 전략 등 한·미 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문제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조율과 협조 문제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대사는 "정책 전반에 대한 방향성을 개략적으로 설명했지만 미 정부가 검토 중이어서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 대사는 또 '미국의 대북 정책이 대중(對中) 정책에 대한 하부 전략이냐'는 물음에는 "미국은 미·중 관계 속에서 북한 문제를 보고 있지 않다"며 "미국은 북한 문제를 대중 정책과 결부하지 않고 다른 이슈로 접근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과거 6자회담 형태의 다자 대화가 북핵 협의의 틀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 대사는 "6자회담 복원은 들어본 바 없다"며 "미국은 미·북 양자회담의 공과를 비롯해 모든 접근 방법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또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포함해 포괄적인 대북 정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정책 결정이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문제가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라는 데 공감하고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을 검토 중"이라며 "한국과의 협의를 중시하고 긴밀한 대화를 통해 대북 접근 전략을 함께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대북 정책 검토 완료 시기와 관련해서는 "그렇게 긴 기간은 아닐 것으로 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끝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이 (미국에 대해) 도발할 징후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바 없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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