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미얀마] 격렬해진 군·경vs시위대 대립…대규모 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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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2-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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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군 병력 양곤으로 이동 보고 有"

  • 反군정 시위대, 대규모 시위 예고…"우리 힘 보여주자"

  • 軍 대변인 "공무원 시위 참여·설득 강요 시 처벌할 것"

  • 수치 국가고문 추가 기소…유죄 확정시 최장 6년 수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17일(현지시간) 시위대가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고문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 등을 들고 도로를 막은 채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사흘 연속으로 인터넷을 차단한 가운데 양곤에서는 병력 추가 진입설이 나돌고 있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시민들에게 대규모 시위를 촉구하고 나서 양측의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미얀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미얀마 군정과 이에 대항하는 시위대 간 유혈 충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병력이 양곤 등 주요 도시로 이동 중이라는 주장과 함께 반(反) 군정 시위대가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인과 경찰을 앞서 반 쿠데타 시위대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물대포와 고무총, 새총 등을 발사했고, 이로 인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얼마 전에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다.

17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반군정 활동가인 킨 산다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독재자들을 끌어내리기 위해 수백만이 모이자”며 대규모 쿠데타 항의 시위 참여를 촉구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고위 인사로 대변인 역할을 하는 찌 토 역시 “대거 행진하자”면서 “미얀마와 젊은이들의 미래를 파괴한 쿠데타 정부에 대항해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날은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봐왔던 것보다 더 큰 규모로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고 주장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앤드루스 특별보고관은 “군인들이 외딴 지역에서 최소한 양곤으로 이동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과거 사례를 보면 군 병력 이동은 대규모 살상, 행방불명 그리고 구금에 앞서 이뤄진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시위 계획과 군 병력의 집결이라는 두 상황 전개가 동시에 일어나는 걸 볼 때 군부가 미얀마 국민을 상대로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유엔 사무소 앞에서 16일(현지시간) 시위대가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과 플래카드 등을 들고 군부 쿠데타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엔은 인권이사회를 열어 미얀마 쿠데타 규탄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연일 군부의 무력 진압 시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미얀마 군정은 자신들의 쿠데타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반 쿠데타 시위대를 제압하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헌법에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형법 등 각종 법률도 개정했다.

미얀마군 대변인인 조 민 툰 소장은 이날 “공무원들이 (반 쿠데타) 시위에 참여했음에도 정부는 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면서 “공무원을 시위에 참여하도록 설득하거나 강요하는 사람들은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이 이끄는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 행정위원회(SAC)’는 최근 형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마을 행정법 등을 연이어 개정했다.

SAC는 반역죄와 폭동 선동죄를 규정한 형법 121, 124, 505조를 수정했다. 미얀마 형법 121조는 ‘헌법에 의해 구성된 연방 또는 그 산하기관을 전복하기 위해 무력행사 또는 그 외 폭력적인 수단을 행사 또는 준비한 자를 반역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이번 SAC의 개정으로 헌법에 근거하지 않는 무력행사만 반역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법률고문 사이 아웅 민 우를 인용해 차기 정부가 쿠데타 지도부를 기소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이라고 지적했다.

사이 아웅 민 우는 “군이 지난 2008년 스스로 만든 헌법은 법 개정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면서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은 자의적으로 법을 개정해 헌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법률 개정안은 반드시 국회에서 토론되고 대통령의 서명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윈 민 미얀마 대통령은 군부에 의해 구금된 상태이고, 지난 1일 열릴 예정이던 문민정부 2기의 국회는 군부의 쿠데타로 열리지 못했다.
 

미얀마 경찰이 15일(현지시간) 제2 도시 만달레이의 미얀마경제은행 앞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를 진압하던 도중 새총을 겨누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만달레이 시위 현장에 최소 10대의 트럭을 타고 온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새총을 쐈다고 현장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사진=AFP·연합뉴스]


한편 수치 고문의 변호인 역할을 맡은 킨 마웅 조는 전날 수치 고문에 ‘자연재해관리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위법 행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치를 위반한 행위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재해관리법’ 위반은 최장 징역 3년이 가능한 범죄다. 앞서 수치 고문은 징역 3년의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만약 수치 고문의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그는 최장 6년을 감옥에서 보내야만 한다.

킨 마웅 조는 수치 고문의 추가 기소 사실을 전하면서 수치 고문의 재판이 변호인도 없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 구금 중인 수치 고문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킨 마웅 조는 수치 고문이 정식으로 고용한 변호인이 아닌 NLD의 요청으로 변호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치 고문은 전날 열린 화상 심문에서 법원에 변호인 고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윈 민 대통령은 변호사 출신으로 스스로 변호하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킨 마웅 조에 따르면 수치 고문의 차기 화상 심문일은 내달 1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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