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범수 이어 김봉진도 재산 절반 기부, "빌 게이츠·워런버핏처럼 기부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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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2-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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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소 1조3000억원 규모 추정... 교육 불평등, 예술지원 등에 사용

빈손으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들이 연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에 이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의장도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보유한 우아한형제들과 우아DH아시아 지분 가치의 절반은 약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포함된 글로벌 대부호 기부자 명단에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김봉진 의장은 18일 기부 관련 비영리기구 더기빙플레지와의 기부서약문을 통해 “저와 저의 아내 설보미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대한민국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며 기부 배경을 밝혔다.

이어 “10년 전 창업 초기 20명도 안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기빙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꾸었는데 오늘 선언을 하게 된 것이 무척 감격스럽다”며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현재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인수 대금으로 주식 4010만주와 19억 유로(약 2조5400억원)를 주는 조건에 합의했다. 현재 딜리버리히어로의 주가가 약 124유로(약 16만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 의장의 지분 가치는 약 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또한 그는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가 싱가포르에 합작설립한 ‘우아DH아시아’의 지분 약 45%(89만9999주)도 보유 중이다. 이 기업의 가치는 약 4조1325억원으로, 김 의장의 몫은 1조8500억원이다. 이를 종합하면 김 의장은 현재 가치 기준, 주식으로만 최소 1조3000억원 이상을 기부하는 셈이다.

더기빙플레지는 자발적 기부운동을 추진하는 비영리기구다.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이 운동이 시작됐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218명이 기부를 선언했다. 한국인으로는 김 의장이 처음 이곳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도 재산 절반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와 그의 법인이 보유한 주식으로만 최소 5조원 이상을 기부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오른쪽)과 배우자 설보미씨[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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