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정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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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
입력 2021-0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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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을 깔보는 태도를 버려야

  • ‘중국은 망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

  •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조평규 중국 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 ]

최근 우리사회는 우익이거나 보수적인 성향일수록 중국에 대한 혐오감이 더 큰 것 같다. 중국과 무역 혹은 사업을 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우리의 이웃국으로 엄청난 인구와 경제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부정적 시각은 과연 정상일까.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중국, 정치·외교적으로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다. 미국에 대한 뉴스나 정보는 넘쳐난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사소한 것까지 미국 사람보다 더 소상하게 알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어떤가. 많은 전문가들이 20년 전부터 중국 경제의 몰락을 예상했지만, 중국은 지속적으로 양호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는 중국경제에 치명적인 충격을 가해 탈(脫) 중국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을 회피하기 위해 동남아 일대로 생산 거점을 옮긴 일부를 제외하고, 중국을 탈출한 기업은 거의 없다.

오히려 중국에 투자하거나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전 세계 자금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첨단산업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5G, 전기차, 친환경 등 중국이 선진국을 앞서가는 분야가 적지 않다.

중국 금융기관과 국영기업의 심각한 부실과 부동산 거품의 붕괴, 변방의 소수민족 분리독립 운동 등 시진핑 지도부의 독재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중국의 9200만명이 넘는 공산당 조직과 정부, 국영기관, 관변단체 등과 경제적 이익집단의 견고한 체제 지지력을 간과한 것이다.

◆중국을 깔보는 태도를 버려야

중국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지 못한다. 중국 사람들은 무례하고 후진적이며 아직 멀었다는 편견을 가지고, 그들을 깔본다. 중국에 관한 뉴스는 감정적인 시각으로 해석한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희귀한 가십성 보도나 정보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한다.

우리가 중국을 좋지 않게 생각하면, 중국인도 우리를 좋게 볼 리 없다. 설령 중국이 한국을 오해해 비난하는 일이 있더라도, 정신적인 우위를 가진 우리가 포용하고 관용하는 태도를 가져야 비로소 중국을 넘을 수 있다.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현상은 사드(THAAD, 고고도방어미사일) 사태 이후 중국인의 한국여행 제한과 한류 공연 및 드라마 방영 통제에 대한 분노 때문이기는 하다. 교류의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정보나 왜곡된 보도도 영향을 미쳤다. 이점은 일류 국가의 문명 진보의 수준과 비교하면, 중국은 성숙하지 못하며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매우 부족한 점을 노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 아래서도, 한국은 지난해 무역흑자 456억 달러의 절반 이상을 대중 무역에서 벌었다. 수십 년간 우리가 흑자를 거둘 수 있는 시장을 제공한 게 중국이다. 중국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경제적 경쟁과 협력의 대상국가이다. 중국을 무시해서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있는가?

◆‘중국은 망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

중국은 얼마 못 가서 망할 나라라고들 공공연히 말한다. 중국은 나라가 크고 인구도 많아서 소수의견까지 받아들여 통치에 반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국가의 통치는 서방의 자유민주주의나 자유시장 경제로 관리되기 어렵다. 오히려 정부의 적절한 통제와 한계 내에서의 자율이 더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106주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저서 '메가트렌드 차이나'에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중국은 하향식 지도(指導)와 상향식 참여(參與)의 균형이 작동하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이 균형점이 중국식 특색 있는 사회주의를 이해하는 접점 이자, 권력과 사회구조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이다.

중국이 계획경제와 시장경제의 장점을 취해 낭비와 비효율을 없애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무슨 공장을 짓거나 토지를 수용하는데 수년이 걸리는 우리와 다르다. 중국이 단기간에 가파른 성장을 한 것도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비효율을 걷어내고, 그 바탕 위에서 시장경제를 접목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이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과 번영을 가져오려면, 지배층만을 위한 수탈적이고 착취적인 제도를 시급히 창조적 파괴와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지속적인 경제적 번영은 포용적인 사회로 변환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거대한 규모와 다양성을 갖춘 중국의 내수시장은 매력적이다. 그만큼 전 세계 각국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우리의 옆에 중국이라는 매력적인 시장이 있다는 건 우리에게는 기회이자 행운이라 여겨야 한다. 

중국을 무시하는 태도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에 대해서 감정적인 선입견이나 편견으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사실에 근거해서 행동해야 한다.

최근 중국의 주식시장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과감한 투자를 하는 건 매우 고무적이고 환영 할만하다. 역사적으로 중국이 번성할 때, 우리도 잘 살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겸손과 배려, 그리고 관용은 세계 공통의 수준 높은 언어다. 가까운 이웃인 중국을 멀리할 것이 아니라 절친으로 삼아야 우리에게 덕이 된다.

물론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내정 간섭을 할 때는, 국가는 즉각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중국은 우리가 고분고분해지면, 우리를 얕잡아 보는 습성이 있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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