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연예인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아이디 liu*****)
하루가 멀다하고 '학교 폭력' 소식이 들려온다. 가해자들의 악행은 더욱더 기상천외해지고 피해자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특히 폭언과 욕설, 그리고 신체적 폭력까지 휘둘렀던 이들이 '연예인'이 돼 승승장구하자 피해자들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볼 때마다 어린 시절 당했던 학교 폭력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이들이 스크린, 안방극장 속 가해자를 보며 어떤 마음을 느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 가운데 연예계는 '학교 폭력' 폭로로 들썩거리고 있다. 본업에 충실하며 좋은 이미지를 쌓았던 이들이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었기 때문.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가장 긴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건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조병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조병규 학교 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가 등장, 뉴질랜드에서 같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언어폭력뿐이었지만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이 위선적으로 느껴진다며 폭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조병규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는 "조병규 배우를 향한 무분별한 악성 댓글과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당사는 경찰 수사를 정식 의뢰하였으며 현재 본 건과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며 "악성 루머를 양산하고 확산시키는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어떠한 선처나 합의 없이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HB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도 소속 배우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허위사실 유포, 악성 댓글 작성)에 대해서 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글을 올린 이는 사과했고, 소속사는 "게시글 작성자는 자수해 본인이 작성한 글이 허위 사실임을 인정하고, 본인의 잘못과 위법행위를 후회하고 있으며 사과하는 선에서 선처해줄 것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또 다른 이들이 조병규에게 피해를 봤다며 들고 일어섰다. 이들은 그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것을 인증, 첨언하기 시작했다. 소속사는 또 한 번 입장문을 내고 "악의적인 목적으로 조병규 배우를 향해 무분별한 허위사실을 게재한 이들을 대상으로 '모욕죄'(형법 제311조) 및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을 근거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조병규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드시 입장을 밝히겠다. 기다려 달라"는 글을 남겼다.
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도 마찬가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뒤 소속사는 모든 의혹을 부인했고, 그와 같은 학교에 다녔다는 동창생들은 계속해서 폭로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수진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추측하고 있는 배우 서신애도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는 등, 현재 여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었다. A씨는 "걸그룹 여자아이들 잘되고 유명한 거 꼴 보기 싫다. 중학생 때 나 왕따시킨 X이 그 그룹에서 제일 잘나가던데. 진짜 소름 끼치고 화가 난다"라며 수진의 졸업사진을 게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이는 배우 서신애도 피해자였다며, 매일 욕설과 폭언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며칠째 논란이 이어지자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내고 A씨 폭로 글만 반박했다. "댓글 작성자(A씨)는 수진의 중학교 재학시절 동창생의 언니로, 수진과 동창생이 통화로 다투는 것을 옆에서 들은 작성자가 수진과 통화를 이어나가며 서로 다툰 사실은 있다. 하지만 작성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학교 폭력 등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악의적인 목적으로 무분별한 허위사실을 게재한 이들에게는 형사고소 및 회사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할 예정이며, 당사는 향후 엄하게 처벌될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선처도 하지 않을 것을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소속사의 입장에 폭로자들은 계속해서 피해 사실을 털어놓고 있다. 개인정보가 담긴 생활 기록부까지 공개하며 진실 공방 중이다.
여기에 평소 인터뷰를 통해 꾸준히 자신이 '학교 폭력' 피해자이며, 또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힘이 되고 싶다고 밝혀왔던 배우 서신애도 "변명은 필요 없다(None of your excuse)"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 김동희,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디어엠' 박혜수 등도 학교 폭력 가해자라고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 폭력' 폭로는 어느덧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이를 인정하거나 사과한 이들은 없다. 이 '진실 공방'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학교 폭력'이 '어린 시절의 추억' '방황하던 시절의 실수'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해가 갈수록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커지고 심지어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학교 폭력'은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될 '사회 문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