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 경찰에 중국군과 같은 방식의 제식 훈련을 받도록 했다.
홍콩 공권력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영국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3일 홍콩 동망(東網) 등에 따르면 홍콩경찰학원은 전날부터 2주 일정의 중국식 제식 훈련반을 운영키로 했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의장대가 교육을 맡는다.
교육 대상은 홍콩 경찰을 거느린 경무처를 비롯해 교정 당국인 징교서, 출입국 업무 담당인 입경처, 소방처, 해관 등이다.
제자리 및 행군 중 제식 훈련과 더불어 군기(軍旗)·지휘도·소총 등을 활용한 제식 동작을 배우게 된다.
홍콩 경찰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에도 영국식 훈련법을 계속 사용해 왔다.
이번에 중국식 제식 훈련을 도입한 것은 홍콩 내 공권력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체제 들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약화시키고 홍콩을 중국화하려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특히 지난 2019년부터 홍콩에서 격렬한 반중 시위가 벌어지자 이 같은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홍콩 경찰을 중국식으로 훈련시키는 게 향후 시위 진압이나 반중 분자 색출 등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홍콩에 대한 통제 수위를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전했다.
한편 홍콩 경무처 측은 "홍콩 경찰의 제식 훈련법은 외국에서 유래한 뒤 오랜 기간 발전을 거듭해 특색 있고 독특한 방식으로 변화해 왔다"며 "다만 끊임없이 심사하고 평가해 다른 요소를 추가할 게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의장대에 요청해 경무처 등 각 기율 부대 훈련 교관의 전문성과 기술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받기로 했다"며 "이는 정상적인 교류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징교서 측도 "단계별로 중국식 제식 훈련법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중국군에 관련 기술을 전수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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