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반등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지난해 0.5%까지 떨어졌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1.3%대까지 올라있다.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코로나 사태 이전 레벨인 1.5%에서 2.0% 사이 레벨을 회복할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채 금리가 이처럼 상승하는 데에는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공조해 시중에 유동성을 막대하게 공급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백신 보급이 확산되면서 미국채 금리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B금융투자의 문홍철 파트장은 “미국발 금리 상승세가 글로벌 자산가격에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외 주식은 고밸류에이션 주식들 위주로 국내외 금리 상승에 일부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백신 보급 확대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강한 반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금리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할 수 있지만, 양호한 경제 펀더멘탈이 금리 상승의 충격을 상당부문 흡수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예상대로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여전히 경제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안도시켰다. 파월 의장은 현지시간으로 23일 미 의회 상원에 출석해 “금리 상승은 경제 전망 개선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자산매입 축소 시기와 관련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23일 미국 국채 시장에서도 10년물 금리 오름세가 중단됐다.
IBK투자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주식시장의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코로나 19 백신 접종과 신규 확진자 발생 현황, 경기 부양책 추진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물가와 금리의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수 있지만 이로 인한 주식시장 하방 압력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완화적 통화정책의 조기 종료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재확인됐고 경기와 기업이익 회복은 점차 가시화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 상승시 국내 은행과 에너지, 철강, 보험 업종 등이 강한 성과를 보였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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