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주택시장 안정 강한 시그널…속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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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2-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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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지자체 협의 변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 단기 불안 있어도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 효과 기대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이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가 해'라고 하면 억울해도 했던 과거와 지금은 다르다. 요즘은 정부가 지구지정을 하더라도 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면 지구해제를 요구하는 시대다. 주민들이 법원으로까지 문제를 끌고 가고, 재판부에서 주민의 손을 들어주는 사례도 나오지 않나”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

정부는 24일 광명·시흥 등에 10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시기’를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토지보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주민·지자체 협의 변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신도시 공급의 첫 단추인 ‘지구지정’이야 정부가 손쉽게 꿰었지만, 토지보상 문제 등에 걸려 지구지정 단계에서 제자리걸음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만큼,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이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3기 신도시 지구지정이야 정부가 지닌 법적 수단으로 하면 되지만 이후 토지보상 단계에서 주민들과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추진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주택 공급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며 “신도시가 지녀야 할 교통, 교육 등 인프라에 대한 사안이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이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광명·시흥지구가 지난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주민 반발 등으로 해제됐었다”며 “이들 지역에 7만 가구가 실제 공급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의 협의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공급 시그널..단기 효과는 글쎄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정부가 주택공급을 하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시장에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당장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함 랩장은 "이사철을 앞두고 정부가 집값 안정에 대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면서도 "2025년에나 입주자 모집을 하기 때문에 지금 시장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미래 효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광명·시흥 7만 가구 공급은 서울과 경기 서남부 지역의 주택난 해소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전체적인 서울 주택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4대책 발표 때 서울에 주택 공급을 하겠다고 발표만 했지 구체적으로 어디에 할지도 안 나와 있다”며 “앞서 발표한 3기 신도시들처럼 지정만 해놓고 아무런 준비가 안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토지보상, 광역교통망, 직주근접 등 세 가지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주택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 공급 시기 조절도 주문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들 모두에서 주택공급이 한 번에 쏟아지면 수도권 외곽에서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이 서울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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