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상권 힘든 건 보면 알지 않느냐? 당연한 걸 왜 묻나?"(홍대 부동산중개업자 A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대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신촌·홍대, 외국인들이 많이 찾던 명동 등 유명 상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방문한 홍대 지역에는 임대를 놓으려는 상가가 많았다. 소형 상가부터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갈 만한 대형 상가와 건물을 통째로 임대하는 곳도 있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빠져나가고 다시 임대되지 않은 공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홍대 상권이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연기, 외국인 입국금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유동인구인 대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으로 거리에서 사라졌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혀 오지 않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저녁 영업제한으로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임차인들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의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자 B씨도 "유동인구가 반의반(4분의1)으로 줄어든 거 같다"며 "특히 대형 매장을 쓰는 곳은 상황이 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형매장 상인들은 버티고 있지만, 대형매장은 임대료가 커 못 버티고 나가거나 재계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 전 경기가 좋을 때 임대료가 가파르게 올랐던 게 이번에 독이 돼 돌아왔다"고 했다.
신촌의 한 부동산중개업자 C씨도 "대형매장은 임차인을 구하기 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대형 프랜차이즈는 홀 이용객 대신 배달이용객을 더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서울시가 카드사(신한카드) 가맹점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홍대와 신촌·강남 등 주요 상권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10~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 역삼동은 매출이 3536억원(12.2%) 줄었고, 마포구 서교동과 서대문구 신촌동은 각각 21.8%(3364억원), 30.4%(3171억원) 줄었다. 신촌·홍대 지역에만 지난 1년간 6400억원가량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명동은 매출이 2943억원(28.2%) 감소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홍대 상권은 유동인구가 많은 좋은 상권이라 원래 상인들을 밀어내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있었다"며 "젠트리피케이션을 일으킨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줄며 나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매출이 줄어도 임대료가 떨어지기는 힘든 구조다. 조 연구원은 "매출이 줄어든다고 임대인이 임대료를 낮춰서 받게 되면 자산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며 "이를 우려한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 공실로 놔두기 때문에 상권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오지 않게 된 명동 거리도 싸늘했다. 명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이 오지 않아 상가 공실이 많다"며 "부동산 문의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 외래객 입국자 수는 245만677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4.7% 감소했다.
상가정보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명동지역 상가 공실률이 급등했고 상가 기대 수익률이 하락했다"며 "2020년 2월 이후 명동 메인도로와 이면도로 빌딩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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