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文 대통령 '검찰개혁 속도조절' 주문했다,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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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1-02-2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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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영민 "속도조절 당부했다" 이내 "확인해보니 정확한 워딩 아냐"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속도를 조절하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발언이 나왔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속도를 조절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언급했으나, 이내 이를 번복해 논란이 되고 있다.

①유영민 비서실장 “文 대통령, 속도조절 당부했다” 이내 “정확한 워딩은 아니다”

유 실장은 지난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유 실장에게 “검찰 수사권 박탈과 관련해 박범계 장관의 발언 때문에 (속도조절론이) 촉발됐다고 하는데, 대통령 의중이 무엇이냐”고 질문했고, 유 실장은 “속도조절 말씀이시냐”며 “박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대통령께서 속도조절을 당부하셨다”고 말했다.

유 실장이 이 같이 발언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운영위원장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유 실장을 향해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이 '속도 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지 않냐”며 “박 장관이 이미 국회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침을 받았는지 이야기했는데 '대통령이 속도 조절하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실장님이 '그렇다'고 해버리면 대통령이 워딩을 그렇게 쓴 거로 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유 실장은 “제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확인을 다시 해보겠다”며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니었고, 그런 의미의 표현을 하셨다”고 해명했다.

또 회의 막바지 발언에서 “정회했을 때 (다시)확인했다”며 “속도조절이라는 표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검찰개혁, 권력기관 개혁안이 잘 안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속도조절이라는 것으로 언론에 나왔다”며 “그 워딩은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드린다”고 설명했다.

②박범계 장관 “수사권 개혁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 후퇴 안된다는 것”

유 실장의 처음 발언에 따르면, 사실상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속도조절을 당부한 셈으로, 앞서 박 장관이 주장했던 발언과 배치된다. 민주당 역시 이를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은 지난 22일 박 장관이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통령께서 주신 말씀은 크게 두 가지다. 올해부터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한 뒤 등장했다.

1단계 검찰개혁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안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2단계 검찰개혁인 중대범죄수사청법 입법은 그 다음 문제라고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당이 수습에 나섰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월말이나 3월초에 검찰개혁 특위 차원에서 법안 발의가 예정돼 있고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당정 간, 당청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께서도 그렇고 저도 속도조절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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