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기관들이 집중 매집한 바이주(白酒), 바이오제약, 신에너지 업종주는 지난해부터 눈에 띄는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시장에서는 기관주의 단기적 조정장인지, 아니면 붕괴인지를 놓고 각종 분석이 나온다.
◆ "마오타이 주가 곤두박질" 흔들리는 기관주
25일 중국 매체 차이롄서(財聯社)에 따르면 기관주 하락세는 중국 증시가 춘제 연휴를 마친 지난 18일부터 두드러졌다.
태양광에너지주 론지솔라(-15%), 전기차주 비야디(-22%), 배터리주 CATL(-16%) 등 신에너지주도 일제히 폭락했다. 이밖에 제약업체 야오밍캉더(-20%)와 즈페이바이오(-24%), 성형의료업체 아이메이커(-24%) 등 의료·제약주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선전성분지수 낙폭이 각각 2.5%, 6.8%였던 것과 비교된다.
외국인들도 기관주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24일 하루에만 CATL, 루저우라오자오,론지솔라에서 외국인 순매도액만 각각 7억1200만, 2억3800만, 1억1700만 위안으로 외국인 순매도 상위 '톱5에' 들었다.
그동안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던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중국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24일 하루에만 대다수 펀드 순자산 가치가 5% 이상 하락했다. 18~23일까지 4거래일간 중국 215개 펀드 순자산 가치 누적 낙폭도 10%가 넘었다. 여기엔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가 대거 포함됐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펀드매니저 장쿤(張坤)이 운용하는 바이주 종목 위주로 구성된 '이팡다 블루칩 펀드'가 최근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이익배당급을 지급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당장 투자자들 사이에서 '바이주 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이팡다 블루칩 펀드는 지난해 순가치 수익률만 100%를 넘으며 인기몰이했다.
◆ "제2의 마오타이株 찾는 기관" vs "단기적 조정장"
기관주 하락세를 놓고 시장 의견은 분분하다. 기관투자자들이 바이주 종목 대신 원자재주, 은행주를 매입하기 시작했다는 의견과, 단기적 조정장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양더룽 첸하이카이위안 펀드 수석경제학자는 "최근 중국 증시 투자 테마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춘제 연휴 전까지만 해도 실적이 좋은 바이주 중심의 대형 우량주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연휴 이후론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원자재주 등 경기순환주, 은행주와 같은 저평가된 우량주로 투자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사실 기관주가 흔들리는 움직임은 연초부터 조금씩 나타났다.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서 시총 1000억 위안 이상의 대형주 135개 중에서 올 들어 주식 회전율이 50% 이상인 종목이 52개였다. 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매매가 왕성했단 얘기다. 21세기경제보는 연초부터 기관들이 대형주를 내다팔면서 회전율이 50% 이상을 기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최근 기관주의 하락세는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차익매물이 누적된 데 따른 단기적 조정장으로 조만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쥐펑투자컨설팅은 "중국증시 투자 테마가 바뀌었다고 보는 건 시기상조"라며 "여전히 기관주가 대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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