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25일 "윤석헌 금감원장은 약탈적 투기자본 MBK파트너스의 장학생"이라고 주장하며 오는 5월 7일 임기가 끝나는 윤 원장의 연임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금감원지부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원장은 소비자보호를 강조하고 노동이사제 도입을 외치지만, 과거 살인적 고금리를 적용하던 저축은행과 정리해고로 악명이 높은 보험사에서 사외이사로 지냈다"며 "특히 약탈적 투기자본인 MBK파트너스의 전속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은 2001년 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씨티은행 사외이사를 지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칼라일아시아 대표 시절 한미은행을 인수했는데, 윤 원장은 김 회장과 칼라일컨소시엄 측 사외이사로 참여했다.
윤 원장은 또 2006년 10월부터 2011년 2월까지 HK저축은행(현 애큐온저축은행), 2013년 12월부터 금감원장 취임 직전날인 2018년 5월 7일까지 ING생명 사외이사였다. 노조는 "HK저축은행은 당시 대표적인 고금리 저축은행으로 지적된 곳이고, ING생명은 임산부 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해 물의를 일으킨 회사"라고 했다. 특히 "두 회사는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곳"이라며 "윤 원장은 'MBK 장학생'"이라고 주장했다. 오창화 노조위원장은 "청와대가 윤 원장의 실체를 알기 바라며 그의 과거를 고발한다"며 "윤 원장 선임 자체가 인사 참사였다"고 했다.
노조는 금감원이 최근 정기 인사에서 채용비리에 연루돼 징계받은 직원을 승진시킨 것에 대해서도 "금감원은 현재 정상적인 조직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주 정기인사에서 채용비리에 얽혔던 A팀장과 B수석조사역을 각각 부국장과 팀장급으로 승진시켰다. A부국장은 2014년 인사팀 근무 당시 전 국회의원 아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채용 기준을 바꾸고 점수를 조작하는 데 가담해 '견책' 징계를 받았다. B팀장은 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3건의 비리에 가담한 결과 '정직'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노조는 "2016년 발생한 채용비리로 금감원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그 벌로 채용비리와 무관한 직원들까지 임금삭감과 승급제한의 연대책임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사건 이후 2017년과 2018년 기관평가로 'C'를 받았다. 저축은행 사태 때 받은 평가(B)보다 안 좋았다. 2019년과 지난해에는 'B'였다. 오 위원장은 "그간 금감원은 저축은행 사태 때를 제외하면 항상 'A' 평가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채용비리 사태 이후 팀장급 이하 대부분 젊은 직원은 피해를 받고 있는 반면, 채용비리 가담자는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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