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재무 "구글세, 올 7월 합의하자"...G20, 디지털稅 도입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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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3-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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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美정권, '극구 반대' 트럼프 前정부 입장서 선회

  • '매출 발생 국가가 각자 과세' 방안 추진할 듯...EU 환영

'구글세(稅)'로 불리는 디지털세의 국제사회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강력한 반대 기조를 유지해왔던 미국 행정부가 방침 선회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올 7월 관련 합의를 마치자고 제안한 데 따라 이르면 연내 디지털세 도입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AP·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미국은 더 이상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이행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디지털세란 미국의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과 같이 경제 구조가 디지털화하면서 특정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사업을 운영하는 인터넷 기반 글로벌 기업에 물리는 세금을 말한다.
 
국제사회는 지난 2015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G20의 주도로 130여 개국이 참여한 '벱스'(BEPS·다국적기업 세원 잠식 방지대책) 이행체계를 통해 국제표준 디지털 과세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미국 정부의 거센 반대로 수년째 답보 상태였다.
 
특히, 유럽연합(EU) 측은 글로벌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국가에 본사(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만연해왔던 조세 회피 수법을 막고 기업의 매출이 발생한 각각의 국가마다 각국의 기준에 맞춰 별개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임 미국 행정부는 각 기업이 어떤 국가에 세금을 낼 지 '자발적인 선택권'을 주자는 '세이프 하버' 방안을 밀어붙이면서 '디지털세 부과는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협상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말 프랑스 정부가 미국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에 독자적으로 디지털세를 부과하려 하자, 트럼프 전 행정부는 프랑스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물리기도 했다.
 
다만, 지난 1월 조 바이든 신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반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탈피하고 국제사회의 다자주의 체제와 동맹·협력 관계를 존중하는 것이 자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행정부의 어깃장으로 답보 상태에 빠졌던 디지털세 협상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날 옐런 재무장관의 선언으로 EU 재무장관들을 비롯한 G20 참여국들은 올해 7월까지 관련 합의를 타결하려는 목표가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옐런의 발표를 '엄청난 진전'이라고 평가했으며, G20 재무장관 회의 공동의장직을 맡고 있는 다니엘레 프랑코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디지털세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올해 중반까지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사회는 오는 7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총회에서 디지털세 협상의 최종 타결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미국 민주·공화 양당이 모두 디지털세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해당 협상안이 미국 정부를 넘어선다 해도 향후 미국 의회의 인준을 받을 수 있을지는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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