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의 뉴 패러다임, ESG] 830조 굴리는 국민연금도 ESG 평가 박차…`기업도 투자업계도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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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입력 2021-03-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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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이 83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도 ESG 평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책임투자 개념을 도입한 국민연금은 이후 ESG 투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0년대 중반에는 국내 주식 투자시 참고할 ESG 평가 기준을 마련했고 최근엔 채권 투자 결정시 적용할 ESG 기준도 준비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말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등 비재무적 요소를 감안한 책임투자를 활성화하여,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금의 장기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당시 문서에는 책임투자 대상 자산군을 전 자산으로 확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ESG통합전략 및 기업과의 대화(Engagement)전략 확대를 추진한다는 내용과 기업 ESG 정보 공시 제도 개선과 ESG 평가체계 개선 및 평가결과 활용도 제고 등 책임투자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국민연금의 ESG 평가 지표는 환경(E)과 관련한 3가지 이슈와 사회(S) 항목의 5가지 이슈, 그리고 지배구조(G)와 관련된 5가지 이슈로 구성되어 있다. E 항목은 기후변화와 청정생산, 친환경 제품 개발의 3개 이슈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탄소배출 관리, 환경유해물질 배출 관리, 환경 친화적 제품 개발 노력과 연결된다. S는 인적자원관리(근로환경과 인권 및 다양성 관리), 산업안전(작업장 내 안정성 관리), 하도급 거래(공정하고 합리적인 협력업체 관리), 제품안전(제품 안전성 관리), 공정경쟁(공정경쟁 및 사회발전 노력)의 5가지 이슈, G는 주주의 권리(주주권리 보호 및 소통), 이사회 구성과 활동(이사회의 독립성 및 충실성), 감사제도(감사의 독립성), 관계사 위험(관계사 부실로 인한 위험성), 배당(주주가치 환원 노력) 등의 이슈로 구성되어 있다.
 

[자료 = 키움증권]



전 세계 연기금 가운데 운용 자산 규모로 세계 3위인 국민연금은 국내외 금융시장과 투자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특히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운용중인 자산 규모가 500조원에 달해 국민연금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관련 업계와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그 행보가 다른 연기금들에게도 미친다는 점에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연금의 지분이 큰 기업들의 경우에는 ESG 경영을 재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김진영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한국거래소에서도 올해 초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제정했다. 기업들이 관련 정보도 공개해야 하는 만큼 ESG 관련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국민연금의 ESG 행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얼마전 “국민연금이 ESG 평가로 투자기업을 결정하는 것처럼 다른 연기금 투자에도 도입하거나, 공공 조달에서 ESG 평가를 반영한다면 ESG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며 “상당히 매력적인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같은 당 김영배 당대표 정책실장도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국민의 쌈짓돈으로 만들어진 기금인 만큼 공동체나 미래를 위해 투자되는 게 옳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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