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성장률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구체적인 경제성장률도 제시될 전망이다. 향후 5년간 중국 경제를 이끌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과 더불어, ‘2035년에 국내총생산(GDP)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 실행을 위한 장기 발전 전략도 이번 양회의 주목거리다.
◆"경제성장률 목표치 6~8%대로 제시할 가능성 높아"
올해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자, 중국 5개년 중장기 발전 계획인 14차5개년 계획(이하 14·5계획)이 시행되는 첫해다. 오는 5일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날 공산당은 14·5계획의 구체적인 전략과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는데, 복잡한 대내외 환경을 고려한 질적 성장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아울러 올해 양회에서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8% 정도로 구체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의 장리쿤(張立昆) 연구원은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양회에서 합리적인 목표치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사회과학원도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7.8%로 예상한 바 있다.
최근 열린 2021년 중국 31개 성·시별 지방 양회에서 각 지방정부가 설정한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모두 6% 이상이란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후베이성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10% 이상으로, 산시(山西)성과 신장위구르자치구는 각각 8% 내외와 6.5% 내외로 설정됐다.
일각에서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경제성장률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장리쿤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높게 나온다면 2022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대폭 낮춰야 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과의 치열한 경쟁에 대비한 중국의 중장기 기술자립 방안도 올해 양회의 주요 이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양회에서 기술자립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인 정부지원 확대와 인재양성 방안 등이 제시될 것이라고 최근 전했다.
특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분야 기술 개발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자국의 기술 약점을 '목을 짓누르는 난제'라고 칭하며 기술자립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양회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국내총생산 대비 2.5%까지 늘리겠다는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 통신업계의 정보소비연맹 샹리강(項立剛) 이사장은 "중국은 향후 5년 이상 막대한 국력을 투입해 기술자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자립 강화는 최근 중국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경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정부업무보고에서 ‘디지털경제’를 17차례나 언급할 정도로 ‘디지털 중국’을 건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중국 정부가 신(新)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디지털 경제 확대를 전면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인프라 구축 7대 분야는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산업인터넷 등이다.
이 밖에 지난해의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 정책은 올해 일부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 지방 정부의 부채 증가와 코로나19 타격 상쇄를 위한 대규모 부양책으로 중국 재정 위기에 경고등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긴급 부양책 등으로 지방정부의 부채비율은 (GDP대비) 평균 90%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중국의 수요 회복은 아직 9부 능선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이강(易綱) 행장은 최근 올해 통화정책은 안정 위주로 전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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