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4분기 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39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 대비 27조7000억원 늘어, 증가폭은 직전 분기(37조7000억원)보다 줄었다. 그러나 전년 동기(24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커졌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5.4%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여기엔 코로나19 영향으로 자금수요가 확대된 점과 대출금 증가가 누적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산업대출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 공공기관, 정부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이 중 금융 및 보험업의 증가액은 전분기 4조5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커졌다. 여기엔 금융업체들이 연말에 기업어음(CP)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통상 4분기에는 자산운용사,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여유자금이 있으면 신탁계정 등 기업이 발행한 CP 매입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도 1조4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증가 수준이 늘었다. 4분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또다시 증가 전환한 탓이다. 이외 도・소매업(6조1000억원->5조3000억원), 부동산업(8조6000억원->7조1000억원) 등은 소폭 줄었다. 보건 및 사회복지업은 1조5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 이후 꾸준히 1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제조업은 대출금이 오히려 2조2000억원 줄며 감소 전환했다. 기타기계·장비(2조2000억원 증가→1조3000억원 감소), 자동차·트레일러(1조원 증가→7000억원 감소) 등이 이 같은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잔액 중 서비스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3.2%까지 커졌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기업 생산 활동에 필요한 재료비, 인건비)의 증가폭 축소가 두드러졌다. 운전자금 증가 규모는 직전분기 24조40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시설자금의 경우13조4000억원서 17조원으로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운전자금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업황회복 지속되면서, 자금상환 여력이 커진 결과”라며 “시설자금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20조4000억원→12조6000억원)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17조3000억원→15조원)의 증가폭이 모두 축소됐다. 예금은행 대출금에서 법인기업(11조3000억원->2조2000억원)의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반면 비법인기업(9조1000억원->10조4000억원)의 증가폭은 늘었다. 비법인기업에는 개인사업자, 협회 ,사단, 비영리 단체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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