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전세물건...여의도 '시범', 6개월새 22건→7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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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1-03-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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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상은 값비싼 전세물건…"올해도 계속 오른다"

여의도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에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지난해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이른바 '전세대란'이 일었던 모습과 대조된다. 이에 전세시장 안정화 기대감이 나오지만, 실상은 전세 수요가 월세·반전세로 돌아서면서 값비싼 전세물건이 시장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세가격은 계속 오른다는 전망을 내놨다. 

4일 아파트실거래가(아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전국서 가장 많은 전세물건이 나온 단지는 여의도 '시범'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의 전세매물은 반년새 22건에서 78건으로 늘어나 증가율이 254.5%에 달한다. 

이어 서초구 잠원동 '동아'(26건→83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71건→208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30건→80건) 등이 차지했다.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역시 61건에서 71건으로 16.3%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를 찾는 수요가 적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저금리와 전세대출 규제로 인해 전세수요가 월세나 반전세로 돌아선 영향도 보인다. 여의도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셋값이 최소 1억원은 올랐다. 최근 전세 문의 자체도 줄었다"고 전했다. 

대치동의 B공인 대표 역시 "전세 물건은 지난해 연말에 비해 많이 나와있으나, 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전세대출이 힘들어지면서 반월세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시장 안정이라는 판단은 아직 이르다면서 전세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오른다고 입을 모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전셋값이 폭등하다보니 수요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 됐다. 전세에서 매매나 월세, 반전세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전세가격 상승 폭 자체는 줄었다고 해도 오름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시장은 하락 요인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작년 서울에서만 전세가격이 14% 뛰었다. 올해 이사철은 전세 재계약이 몰려 있을 텐데 여기에 신규 계약까지 더 해지면 최소 5~10%씩 오른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셋값 상승률이 둔화되는 이유는 수요가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되고 있는 탓"이라면서 "4,5월 이사철이 이후 전세 재계약·신규 계약 상황을 봐야 한다. 전세 안정화 여부는 5월 이후 상황을 봐야 판단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전국 전세값은 상승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부동산원이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3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17%로, 지난주보다 0.0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0.18%→0.17%), 서울(0.07%→0.06%), 지방(0.19%→0.17%) 모두 상승 폭이 축소된 모습이다.

방학이사철 마무리와 입주물량 증가 영향 등으로 매물 누적되며 거래 정체 나타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가 인식이 있는 단지나 역세권 주요 단지 위주로 소폭 상승했다고 부동산원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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