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美 텍사스·미시시피 '마스크' 왜 벗나…바이든 "원시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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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3-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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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텍사스·미시시피주, 마스크 착용 의무화 폐지

  • 두 주지사 모두 '공화당' 소속…정치적 의도?

  • 바이든 "큰 실수한다…마스크 변화 믿어라"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주민들이 한 상점 밖 테이블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날 오는 1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모든 사업장·점포에 대해 정원의 100%까지 손님을 받아 영업하도록 허용했다.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삶을 되찾기 위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텍사스, 미시시피 등 일부 주에선 ‘마스크 착용’ 방역 지침 철회를 결정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와 미시시피주의 코로나19 규제 철폐를 맹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선언한 주지사들을 향해 “네안데르탈인적 사고를 가진 큰 실수”라고 꼬집으며 “모든 사람이 지금까지 이 마스크가 변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네안데르탈인은 3만 년 전까지 유럽에 살았던 원시인이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히고 있기 때문에 이 질병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전환점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모든 게 괜찮으니 다 잊고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네안데르탈인적 사고이며, 과학을 따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단히 중요한(critical)’이라는 단어를 네 차례나 반복,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을 지킬 것을 강조하며 “여러분 모두 아는 내용이다. 일부 선출직 관료들도 이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그동안 공중보건 관리들은 특정 주를 거론하지 않은 채 지금은 규제를 해제할 때가 아니라고만 반복했다”면서 “바이든의 언급은 백악관의 레토릭(수사)이 확장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CNN 방송은 “워싱턴(바이든 미국 행정부)과 몇몇 주 사이의 충돌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뒤에도 과학과 정치 간의 결투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팬데믹에 관한 한, 나라 전체가 과학을 무시하는 정치 지도자들로 인해 대가를 치러왔다”고 비판하며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등을 향해 의료 당국자들의 지침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국 현지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확산 사태에도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것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텍사스와 미시시피주의 이번 마스크 착용 의무화 폐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긴 ‘과학을 경시하는 코로나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공원에서 점심을 즐기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날 오는 1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모든 사업장·점포에 대해 정원의 100%까지 손님을 받아 영업하도록 허용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모두 미국 공화당 소속이다. 이들은 전날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을 없애고, 모든 종류의 사업장과 점포의 정상영업을 허용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완전히 철회한 것이다.

애벗 주지사는 “회복과 백신 접종, 감소한 입원 환자 수, 주민들이 시행해 온 안전 관행을 볼 때 주의 의무화 조치가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오는 10일부터 시행할 예정인 코로나19 관련 규제 방침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리브스 주지사 역시 트위터에서 “입원 및 환자 수가 급감했고 백신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면서 “이제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해제할 때가 됐다”고 적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까지 미국인 51만1874명이 사망했다”면서 앞으로도 수천 명의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감염병 분야 최고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텍사스와 미시시피주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파우치 소장은 이들의 결정에 대해 “현명하지 못하다. 과거에 그 일(마스크 의무화 해제)이 벌어졌을 때 변함없이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는 것을 봤다”면서 ‘위험한 신호’라고 재확산을 우려했다.

텍사스주는 지난해 여름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경제활동 재개에 앞장섰다가 확진자 집중 발생 지역으로 낙인찍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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